"말은 한 사람이 지닌 사상의 표현이다. 사상이 빈곤하면 말도 빈곤하다. 결국 말은 지적 능력의 표현이다."
말이 어눌하다 못해 온 국민을 부끄러움에 떨게 한 오늘의 한 지도자는 말의 빈곤함을 오히려 무기 삼아 순결무구한 코스프레를 하고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전제 왕권 국가가 아닌 이상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래가 없는 기현상이다. 말을 못하는 정치가. 원고를 보고 그대로 읽기 바쁜 정치가. 일국의 정상이 회담하는 자리에서 말을 하지도 못하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상황에 국민들이 부끄러워 치를 떨어야 하는 이 나라.
이것이 어찌 한 지도자만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인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나 자신의 문제다. 늘 말은 어눌하지만 그래도 말이 다가 아니라고 자신을 변명해 왔는데 이제 보니 그렇지가 않다. 바로 말이 나 자신이다. 나 밖의 세계가 나와 소통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말 외에 표정이나 눈빛과 같은 많은 요소들이 의사소통의 큰 작용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라는 윤활제가 없이는 그 모든 수단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결국은 말이다.
"말을 잘하는 것과 말재주는 다른 것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말재주 수준이 아니고 사상의 표현이고 철학의 표현이다. 가치와 전략, 철학이 담긴 말을 쓸 줄 알아야 지도자가 되는 법이다."
애써 외면할 필요가 없다. 사상이 부재했다. 철학이 부재했다고 인정하면 끝이다. 솔직하고 투명하게. 인정이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거기에서 시작하면 된다. 편법은 없다. 왕도도 없다. 지금부터 그 자리에서 하나씩 쌓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하나.
"진실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도자의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 노무현 대통령 어록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