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완연한 봄, 나는 왜 짜증만 느는가?
내 기억에 봄은 언제나 바람과 함께 오고 더위와 함께 흩어지곤 했습니다. 오늘처럼 하늘이 맑고 창밖으로는 바람이 윙윙 소리를 내며 스쳐가는 날이면 '아, 벌써 봄이 왔구나!' 내심 놀라며 감탄하게 됩니다. 어쩌다 바람이 없는 날이면 탁한 미세먼지가 며칠씩 이어지고, 그러다 오늘처럼 바람이 불어 공기질이 반짝 좋아지는 날이 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바람과 미세먼지의 끝없는 반복을 몇 차례 겪고 나면 미처 대비하지 못한 더위가 화염방사기의 불꽃처럼 뿜어져 나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