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야기

비가 그치고 빗방울만 톡톡 떨어지는 시간, 안경을 닦으려던 샬롯은 톡톡이와 툭툭이를 만났어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늘로 올라갔다 내려갔다하면서 여행하는 이야기를 들어요.

비가 그치고 햇빛이 비추면 점점 가벼워지고, 수증기가 되어 위로 올라가고, 구름이 되어 다시 땅으로 내려오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당황하는 걸 즐기는 걸 보니 툭툭이와 톡톡이는 또또처럼 개구쟁이 물방울이 분명해요.

하지만 작가의 시적인 언어들과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은 감탄 그자체에요.

과학책을 너무 일찍 맛보아 물의 순환을 단순히 지식으로만 받아들이는 아이들에게는 참으로 감사한 책이었어요.

작가가 세상을 떠난지 10년지 지났음에도 여전히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이 또 다른 아이를 낳을때도 여전히 사랑받는 작가일거에요.

"운이 아주 좋을 때는 물받이 홈통을 타고 내려가요.

미끄럼을 타면서 이야기를 하면 소리가 울려서 진짜 재미있어요."

책을 읽어 내려갈 수록 아이들도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았어요.

나도 물방울이 내려와서 코에 먼저 닿았어.

나 물방물들 이야기 들어 본 적 있어.

"날씨가 아주 추워지면 우리는 가볍고 부서지기 쉬운 털옷을 입어요.

눈이 되는 거예요. 그러면 팔랑팔랑 아주 천천히 내려가요.

아이들의 콧등에도 부드럽게 떨어져요. 땅을 온통 하얗게 덮어서

봄이 될 때까지 풀과 꽃씨를 감춰 줄 수도 있어요."

물의 순환만을 이야기하지 않아요.

내가 살아오면서 겪은 빗방울의 모든 장점과 단점을 아이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책이에요.

외할머니와 마당에 고추를 널자마자 쏟아져 내렸던 소나기이야기,

엄마의 학창시절 교실 창문을 때리던 우박소리,

빗방울들로 인해 학교 소풍을 못 갔던 이야기,

강물이 불어서 외할머니집을 나와 인근학교로 대피했던 이야기,

이른 아침 정원에 나가면 잎사귀에 맺혀있던 이슬이야기

비가오면 여행나오는 지렁이이야기까지 ..

이야기가 정말 끝이 없어요.

고작 여섯해 밖에 살지 않은 아들도 할 이야기가 많은데 마흔살을 살은 엄마의 추억속 빗방울들은 오죽많을까요.

그러고보면 빗방울만큼 우리와 함께하는 일상은 또 없을거에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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