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부1, 염부2, 염부3.... 얽히고 설킨 묘한 인연들이 하나의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이고 묶여 둥근 원이 되었다.
한창 책에 빠져 있는데 마침 아빠가 옆에와서 앉으셨다.
" 아빠, 아빠 꿈은 뭐였어요? "
"뭐였냐고? 뭐냐고 물어봐야지."
나도 모르게 예순을 넘긴 아빠에게 또 다른꿈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
한채 아무 수식어 없이, 아무 희망없이 꿈이 무엇이었냐고 물었다.
그래, 예순이 넘은 아빠에게도 꿈이 있었다.
" 아빠, 아빠 인생은 달아, 시어, 써, 짜? 무슨맛이야?"
" 얘가 무슨 얘기를 하는거야. "
" 인생은 그냥 인생 맛인거지."
김범신 작가의 소금.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였고,
너무나 당연한 자리에 아버지가 있었다.
세상에 아버지를 둘로 나눠야 한다면 하나는 스스로 가출을 꿈꾸는 아버지
다른 하나는 처자식들이 가출하기를 꿈꾸는 아버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우리 아빠에게 어느 것도 아니라고 믿고 싶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하며 아버지가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한적이 많
다.
솔직히 여자들은 적성에 조금 맞지않는 일이라도 결혼하면 관둘 수 있다는 핑
계삼아 꾸역꾸역 몇년만 견디면 된다.
그런데 남자들은 평생을 그 일을하며 처자식을 먹여살려야 한다.
회사에서 기분상하는 일이 생기면 그때마다 아빠도 이런일 다 참으셨겠지, 생각하며 견딘적이많다.
나는 여자이기에 지금을 견딜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도 많다.
소금이라는 책은 뭐랄까.
달고 시고 쓰고 짜다.
선명우가 가출을 하고 김승민으로 살아간다. 그러므로써 두가지 아버지 역할을 경험한다.
분명 둘 중 어느 아버지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둘 중 어떤 사람이 더 행복한 사람인가는 생각해 볼 수 잇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
그리고 잊혀지지 않는 깜짝, 새콤 첫사랑.
그 첫사랑의 입양된 딸,
그 첫사랑이 마지막 머물던 곳에서 또다른 가정을 꾸리는 선명우.
김승민으로 살아가는 선명우의 딸 시우.
시우를 만난 며칠전 우희와 이혼한 시인
김승민이 선명우고, 선명우가 김승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시인.
이들 모두가 세상이라는 원속에 모두 들어가있다.
함께 숨쉬고, 함께 노래하고, 함께 이야기한다. 함께 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 아이에게는 자연을 가르치며 길러야 겠다.
여유있는 삶을 알려주어야 겠다.
저축하는 습관을 어릴 때 부터 길러 줘야 겠다.
그리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배롱나무같은 마음을 가진 아이로 길러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
물론,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겠지?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중간중간에 잠언이나 인용구들이 많아서 읽는이의 흐름을 방해하는 경향이 있다.
지식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자연스레 풀어 썼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