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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의 국보

[도서] 무관의 국보

배한철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재인 국보, 보물 등 국가 지정문화재에 대해서 나름 관심이 많아서 국립중앙

박물관을 필두로 여러 박물관들을 즐겨 다니는 편인데 꼭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만 가치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여러 사정으로 인해 국가 지정문화재가 되지 못한 작품들 중에서 국보급에 버금가는

작품들이 적지 않을 것인데 이 책은 그러한 무관의 걸작품들 35점을 모아 소개한다. 알고 보니 예전에

읽었던 '국보, 역사의 명장면을 담다'의 저자가 쓴 책이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총 8부에 걸쳐 다양한 분야의 국보 못지 않은 미지정 문화재들을 소개하는데 첫 번째 주인공은 경주

삼릉곡 석조약사여래좌상이었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불상인데 일제가 경주에 있던 걸 1915년 경복궁

에서 열린 조선물산공진회 장식용으로 옮겨 왔다니 놀라웠지만 더 충격적인 건 원래는 석굴암을 옮기려

했었다는 사실이다. 다음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조각실에서 봤던 보원사 철불로 역시 1917년

일제가 충남 서산 보원사터에 있던 걸 옮겨 온 작품이다. 왜관수도원 겸재화첩은 작년에 국립고궁박물관

전시를 통해 봤었는데 겸재 정선의 명작들을 담았지만 독일에서 대여 형식으로 반환된 것이라 국가

지정문화재가 될 수 없었다. 경주 열암곡 마애석불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지진에 의해 벼랑에서

굴러 떨어졌으나 바닥에서 불과 5cm를 두고 멈춰 온전한 상태로 한국 불교조각 최전성기의 자취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한다. 

 

분청사기 중에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철화 연꽃물고기무늬 병 등이 국가 문화재가 아닌 걸작이고, 

역시 국립중앙박물관 통일신라실에서 볼 수 있는 철조여래좌상은 석굴암 본존불, 금동미륵보살반가

사유상(국보 제83호)과 더불어 3대 불교조각 명품에 해당한다고 하지만 보물로도 지정이 되어 있지 

않았다.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조각실 특별전시 공간에 잠시 있었던 금동관음보살좌상은 너무 작아 

그 전에 있던 국보인 반가사유상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선 최고의 관음보살상이라 

평하고 있어 그동안 무시했던 게 좀 무안했다. 이렇게 이 책에선 아직 국가 지정문화재가 되지 못한 

숱한 명작들을 소개하면서 유사한 성격의 국보나 보물들과 비교하고 있어 작품의 가치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었는데 내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무심코 보고 지나쳤던 작품들이 적지 않아 너무 

국보나 보물 타이틀에 연연했던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 책이 아니었다면 

여전히 찬밥 신세가 될 뻔 했던 많은 무관의 국보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사과의 마음을 전하며 다음에 

다시 만난다면 진가를 몰라 봤던 걸 꼭 만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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