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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슬람

[도서] 나의 이슬람

율리아 수리야쿠수마 저/구정은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정교 분리의 사회에서 자란 내가 정교 일치로 살아가는 이슬람 문화권의 사람을 조금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예전에 ‘액트 오브 킬링’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 이해력을 높일 수 있었다

종교는 더 많은 사람의 삶을 구원하려 하지만 정치는 기득권자의 양심에 달린 문제다

 

본문 요약

저자의 말

모두의 평화, 그 먼 꿈을 향하여

이슬람 분리주의 지지자들이 많은 서부 자바 Sunda족 무슬림 집안에서 태어나 외교관이셨던 부모님을 따라 유럽 여러 나라에서 살고 교육 받은 나는 ‘이중 외국인’, 즉 외국에서뿐만 아니라 고국에서도 외국인이었다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이 저지르는 폭력을 혐오하지만 동시에 이슬람과 무스림이 너무 부당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나는 이슬람을 점점 많이 공부하게 됐고, 내 믿음과 행동 가운데 많은 부분이 이슬람 전통에 빚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평화로운 민족이 문명국가를 만든다는 생각, 관용이 진정한 종교의 기둥이라는 믿음과 함께 지식과 진리를 향한 내 물음이 사실은 이슬람의 핵심이었음을 뒤늦게 발견한 것이다

무지에서 비롯된 이슬람 공포에 휩싸인 서구는, 두려움을 폭력으로 잊으려 들고 신념이 다른 사람들을 핍박한다는 점에서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과 닮은꼴이다. 그 둘 모두에게 ‘타자’는 곧 자신들을 위협해오는 적이다

여기 실린 글은 내가 우리 민족과 나라를 좀 더 깊이 이해해가는 과정이었고 동시에, 그 동안 잘못 알고 있던 이 나라와 종교에 대해 새로 깨달은 것을 전하기 위한 작은 노력이다

1장 꾸란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믿음 위에 이성을 놓는 게 바로 이단이지. 신앙의 영역에서는 절대적 권위를 인정해야 해.”

오마르가 마지막으로 묻는다

대체 누가 그 ‘절대적 권위’를 가졌지?”

네가 속한 세상에선 지식이 곧 힘이지만 내가 말하는 세상에서는 믿음이 힘”

맹목적인 믿음은 ‘앎(이성)이 없는 권력(종교)’이고, 이것은 진실을 교묘하게 비틀거나 못 본 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맹목성이 종교를 핑계 댄 테러의 뿌리가 되며 사회를 분열시키는 위험한 동력 구실을 한다

이슬람 경전 <꾸란>은 선지자 무하마드에게 알라가 내린 계시를 집대성한 것으로 신의 말씀을 전하는 경전이자 동시에 개인의 생활 규범이고 이슬람 국가의 통치원리다

다른 종교와 달리 <꾸란>은 생활 규범이 많이 담겨 있기 때문에 시대적 맥락과 현실을 무시하고 문구 자체에 매달리는 교조적 해석이 문제가 되곤 한다. 이슬람에는 <꾸란> 외에도 이슬람 공동체의 결속과 법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 무하마드의 언행록 ‘Hadith’가 있다

라마단이 끝나는 것을 축하하는 이둘피트리와 르바란

라마단 저녁에 먹는 부카푸아사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것은 의례가 아닌 일상생활에서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슬람력 아홉 번째 달인 라마단은 무하마드가 첫 번째 계시를 받은 달로 이를 가리고자 해가 떠 있는 동안 먹고 마시는 것을 비롯해 술, 담배, 성행위 등을 금지한다

무슬림의 5대 의무

  1. 라마단
  2. 사하다 Shahadah 신앙 고백

하나님(알라)이 유일하고 위대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고백해야 한다

  1. 살랏 Salat 기도

하루에 다섯 번(해 뜨기 전, 정오, 해 지기 전, 해가 진 후, 자기 전), 몸을 깨끗이 하고 메카를 향해 기도해야 한다

  1. 자캇 Zakat 구빈세

淨化를 뜻하는 자캇은 가난한 사람과 공공복지를 위해 금품을 의사함으로써 마음을 씻는 의무다. 보통 라마단이 끝날 때 1년 수입의 2.5퍼센트 정도를 내도록 되어 있다. 유산도 일정 비율을 자캇으로 뗀 뒤 상속

  1. 하즈 Hajj 성지순례

하즈를 다녀온 남성을 하지 Hajji, 여성을 Hajja라 부르며 존경한다

인터뷰에서 그는 나의 영적인 믿음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나는 “신은 믿지만 종교는 별로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종교는 교통수단일 뿐인데 그 안에 너무 많은 장치가 들어 있고 또 그 자체가 숭배의 대상이 된다. 나에게 종교의 핵심은 신에게 다가가는 것이고 우리 안의 신적인 속성들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피트와는 이슬람의 종교적 법 해석이다

이슬람과 무슬림의 모든 것을 규정하는 종합적인 법이라고 할 수 있는 샤리아와 달리 실제 문제가 발생하면 어떤 근거로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할지 이슬람 학자들이 모여 결정한 판례하고 할 수 있다

개인과 신이 직접 맺는 관계를 중심에 두는 이슬람은 다른 종교와 달리 따로 사제가 없고 종교법이 곧 현실 세계를 다스린다. 따라서 이슬람 학자들은 이슬람 발흥기에 종교와 정치를 모두 관장했으며 소규모 공동체의 우두머리 성격이 강하다

종교를 빌미 삼은 어른들의 선동과 상호비방은 누군가의 문화적 토대를 부정하는 일로 더 치명적이다

다른 신을 섬기는 사람은 존중할 수 있지만 종교가 없는 사람은 믿을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슬람 율법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지 않고 맥락에 맞게 해석한다면, 현대에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다. 다만 기득권을 쥔 보수주의자들이 현대화를 원치 않을 뿐이다. 그들은 아직도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 맞춰 이슬람을 해석하고 싶어 한다. 시대적 맥락 안에 있던 경전의 내용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니까 모든 게 뒤죽박죽이 된다

종교는 분열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기 위한 바탕이 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혼전 성관계와 혼외정사는 간통으로 죄가 무겁지만, 동성애는 기부 같은 선행으로 쉽게 사면 받을 수 있는 가벼운 위반 정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것 참 편리하기도 하지

섹스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느냐가 문제이지, 그것이 동성애인지, 사도마조히즘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이 ‘내 방식의 이슬람’이다

우리는 왜 신을 믿는지 알지 못하면서도 믿는다

2장 국가는 바보인가

도시 빈민의 55%는 초등교육조차 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들 빈민층을 현대 기업경제에 통합시킬 방법이 있을까? 미안한 말이지만 ‘없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떠나온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그곳에도 일자리는 없다. 왜 이렇게 됐는지는 정부 관리들에게 물어보라

탁상 행정의 또 다른 예일 뿐이다. 가난을 법으로 금지시킬 수는 없다

하나는 조금만 잘해주면 더 많은 것을 내놓으라는 태도와 상대방의 호의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뜯어내려 드는 관행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우리 사회를 망치는 부패와 측근 챙기기의 밑바닥에 깔려 있다

우리는 수하르트 정권 시절 흥청망청 돈을 써댔던 국가 지도자들과 기업가들이 진 빚을 갚느라 지금까지도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좌우명 역시 ‘보지만 말은 하지 않는다’였다. 지켜보기는 안타깝고 답답했지만 실제로 침묵은 메가와티를 정치적 위기에서 여러 차레 구해주었다

피상적인 문화 차이만 놓고 싸우지 말고 어떻게 공통의 문제를 풀어나갈지 머리를 맞대보자

3장 약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자신의 영달을 꾀하는 데에 ‘자유’를 악용한다는 사실이다

테러의 원인은 종교라기보다 정치라고 답했다

역사학의 역사’를 다루는 사료분석가들은 역사책이 진실을 말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구분해내는 일을 한다. 그들이 사료를 살피며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역사에서 ‘우리’란 누구인가?’다. ‘우리’는 지배자들인가, 피지배자들인가? 물론 답은 후자여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압제자들이 물러나고 억압받던 이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쓸 수 있게 될 때의 이야기다.

그 아이들은 그 순간 사회를 지배하는 가치관과 신념, 관습, 편견, 사회적 낙인 따위를 떠올리며 자신의 감정을 격렬히 부정하게 된다. 정체성을 형성할 나이에 겪는 자기부정은 무서운 덫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 탈출구는 ‘지식’이다. 지식은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불관용의 온상인 무지를 극복하도록 도와준다. 과학은 우리에게 섹슈얼리티(감정, 개성, 사회성, 성적 지향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 젠더(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성별 구분), 섹스(생물학적, 해부학적으로 타고난 성)가 역동적으로 변할 수 있는 연속성을 지녔다고 알려준다. 이 사실을 안다면, 생물학적 성별에 갇혀 궁지에 모리지 않을 수 있다. 셋 중 하나가 바뀌면 다른 성 구분들에도 영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고, 그러면 동성애자들은 적대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고문실에 앉아 있는 사람처럼 고통에 시달리지 않아도 될 테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느 쪽이 더 파괴적인 에너지 형태인가다. 그런데 인간의 ‘무지’는 종종 모두 나쁘다는 사실에 눈 감고 그 가운데 무엇을 고를까에만 골몰한다

옮긴이의 말

저자는 인도네시아의 이슬람이 민주적, 합리적인 종교가 되어야만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낙관할 수 있으며, 그러려면 두 가지 편견에 맞서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는 이스람을 ‘여성들을 탄압하고 성을 억압하는 종교’로 만들어온 이슬람 보수파들과 테러를 일삼는 극단주의자들의 독선을 향한 것이다. 두 번째는, 이슬람을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나쁜 종교’로 보는 이슬람 밖의 시선을 향한 것이다. 율리아는 이슬람의 폭력성을 들쑤시고 부추기는 서방의 오만함을 질타한다

이런 현상들을 깊이 들여다 보면 문제는 이슬람이라는 종교 자체가 아니라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혹은 국가, 사회제도)이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명분으로 내세운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슬람 국가 내부의 사회·경제적 모순 구조가 종교의 외피를 쓰고 여성을 비롯한 약자를 괴롭히는 것이어서 이슬람과 여성, 이슬람과 마이너리티에 대한 주제는 어렵고 복잡하다

이슬람은 종교로서보다 사회와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사회 원리로 다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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