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지리 환경은 역사에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그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과연 역사의 광범위한 경향도 지리적 환경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를 밝혀내는 일이다
"왜 우리 흑인들은 백인들처럼 그런 '화물'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제1부 인간 사회의 다양한 운명의 갈림길
제1장 문명이 싹트기 직전의 세계 상황
각 대륙에 인간이 살기 시작한 시기가 제각기 달랐던 것은 그 이후의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
과연 각 대륙의 인간 사회에서 오늘날의 무기와 병원균, 쇠 등의 단계적 발전 순서와 오늘날의 세계적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지를 밝힌다
제2장 환경 차이가 다양화를 빚어낸 모델 폴리네시아
폴리네시아는 환경과 관련하여 인간 사회가 다양화되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좋은 예다. 그러나 여기서 유추해 낼 수 있는 것은 폴리네시아를 통해 다른 대륙도 그러한 변화를 겪었으리라는 개연성뿐이다
제3장 유럽이 세계를 정복한 힘의 원천
유럽인들이 신세계를 식민지로 만든 직접적 요인: 말, 쇠 무기, 총, 갑옷 등
궁극적 인과 관계는 이 책의 2부와 3부에서 다룬다
제2부 식량 생산의 기원과 문명의 교차로
제4장 식량 생산의 기원
식량 생산은 간접적으로 총기, 병원균, 쇠가 발전하는데 필요한 선행 조건이었다. 그러므로 각 대륙의 민족들이 어떻게 농경민이나 목축민이 되었는가 하는 시기와 지리적 차이는 그 이후 각 민족의 대조적인 운명을 결정한 주요 원인이었다
어떻게 농부들이 유명한 전사들을 이길 수 있었을까?
제5장 인류 역사가 갈라놓은 유산자와 무산자
식량 생산을 일찍 시작한 지역의 민족들은 총기, 병원균, 쇠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도 일찍 출발한 셈이다. 그 결과는 역사의 유산자와 무산자 사이의 수많은 충돌이었다.
식량 생산이 시작된 시기와 양상이 이처럼 지리적으로 달랐던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제6장 식량 생산민과 수렵 채집민의 경쟁력 차이
식량 생산은 결과를 짐작하지 못하고 내린 여러 결론들의 한 부산물로서 '진화'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질문해야 할 것은 식량 생산이 왜 진화되었는지, 왜 어떤 곳에서는 진화되고 다른 곳에서는 안 되었는지, 어째서 지역마다 시기가 달랐는지, 그리고 왜 그보다 일찍 또는 늦게 시작되지 않았는지 하는 점이다
지난 10000년 동안 나타난 지배적인 결과는 대체로 수렵 채집에서 식량 생산으로의 전환이었다.
수렵 채집보다 식량 생산의 경쟁력이 더 커지게 만든 요인들은 무엇이었을까?
주요 요인은 대략 5가지로 추려낼 수 있는데
1. 야생 먹거리의 감소
2. 작물화할 수 있는 야생 식물이 증가하면서 식물의 작물화에 따르는 보상이 많아졌다는 점
3. 야생 먹거리를 채집하거나 가공, 저장하는 등 식량 생산에 필요한 각종 기술의 계속된 발전
4. 5. 인구 밀도의 증가와 식량 생산의 발원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적인 관계
제7장 야생 먹거리의 작물화
정작 다윈은 그보다 농부들이 구즈베리 변종을 만들어 낸 이야기부터 꺼냈던 것이다. 그는 이렇게 썼다
"하잖은 재료를 가지고 그토록 기막힌 결과를 빚어낸 원예가들의 솜씨에 크나큰 놀라움을 표시하는 원예 서적을 많이 보았다. 그러나 그 기술은 사실상 간단한 것이고 마지막 결과를 놓고 본다면 거의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 일이었다. 예외 없이 처음에는 가장 잘 알려진 변종을 재배하다가 그 종자를 뿌렸을 때 약간 더 나은 변종이 나타나면 다시 그것을 선택하는 식으로 되풀이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인위 선택에 의한 이 농작물 개발의 원리는 바로 자연선택에 의한 종의 기원을 설명하는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제8장 작물화하는 데 적합한 식물의 식별과 성패의 원인
사과의 작물화에 필요한 생태학적 조건을 본다면 북아메리카 농경민은 유라시아 농경민과 마찬가지였고 북아메리카의 야생 사과도 유라시아 야생 사과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북아메리카의 사과를 작물화하지 못했다. 문제는 원주민들에게 있었을까, 사과에 있었을까?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사과를 작물화시키지 못한 이유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주어진 야생 동식물 전체의 문제였다. 그 동식물들이 가추과, 작물화에 그다지 유망하지 않아서 북아메리카에서는 식량 생산이 늦게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제9장 가축화와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
가축화할 수 있는 동물은 모두 엇비슷하고 가축화할 수 없는 동물은 가축화할 수 없는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제10장 대륙의 축으로 돈 역사의 수레바퀴
각 대륙에 따라 달랐던 축의 방향은 식량 생산의 확산뿐만 아니라 기타 기술이나 발명품의 확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차이점들을 지적한다고 해서 반드시 분포 지역이 넓은 농작물일수록 더 우수하다고, 또는 그 차이점들을 보면 유라시아의 초기 농경민들이 훨씬 현명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 차이점들은 다만 남북아메리카나 아프리카 축의 방향과 대조되는 유라시아 축의 방향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이 축들을 중심으로 회전했던 것이다
제3부 지배하는 문명, 지배받는 문명
제11장 가축의 치명적 대가, 세균이 준 사악한 선물
무기류, 기술, 정치 조직 등에서 유럽인들은 그들이 정복한 비유럽인들에 비해 크나큰 이점을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 같은 이점만으로는 애당초 유럽의 소수 이주민들이 어떻게 남북아메리카를 비롯한 세계 여러 지역에서 그토록 많은 원주민들을 교체할 수 있었는지 완전하게 설명할 수 없다. 만약 유럽이 다른 여러 대륙에 이 사악한 선물(유라시아인들이 오랫동안 가축과 밀접하게 살았기 때문에 진화된 각종 병원균)을 주지 않았다면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제12장 식량 생산 창시와 문자 고안과의 밀접한 연관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 말했듯이 고대 문자의 주된 기능은 '타인의 예속화를 돕는 일'이었던 것이다. 비전문가들이 문자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 후, 즉 문자 체계가 점점 간소해지고 표현력도 늘어난 뒤의 일이었다
초기 문자의 쓰임새와 사용자가 제한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곧 인류의 발전 과정에서 문자가 그토록 늦게 나타난 이유를 설명해 준다
수렵 채집민 사회는 문자를 만들어내지도 도입하지도 못했다. 이들은 초기 문자를 사용할 만한 제도적인 쓰임새도 없었거니와 필경사들을 먹여살리는 데 필요한 잉여 식량을 조달할 수 있는 사회적 농업적 구조도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량 생산과 그것을 습득한 후 수천 년에 걸친 인류 사회의 발전은 인간의 유행병을 일으키는 세균의 진화에 필수적이었던 것처럼 문자의 진화에도 필수적이었다
인류에게서 직선 거리는 결코 고립성을 측정하는 적절한 척도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간은 새처럼 날아갈 수 없으므로 생태적 장애물이나 물 따위에 가로막히면 전진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문자의 역사를 살펴보면 인간의 발명품이 전파되는 데도 지리와 생태가 미친 영향이 이와 놀라울 만큼 유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13장 발명은 필요의 어머니
나의 주된 두 가지 결론은, 기술이란 어느 영웅의 개별적인 행동을 통해서가 아니라 누적된 행동을 통해 발전한다는 것, 그리고 기술이란 대개 어떤 필요를 미리 내다보고 발명되는 것이 아니라 발명된 이후에 그 용도가 새로 발견된다는 것이다
발명가가 어떤 새로운 기술의 용도를 발견하면 그 다음 단계는 사회가 그 기술을 채택하도록 설득하는 일이다
기술이 가장 신속하게 발전한 대륙은 확산에 대한 지리적 생태적 장애물이(그 대륙 내에서든 다른 대륙에서든) 적은 대륙들이었다
제14장 평등주의부터 도둑 정치까지
정부와 종교의 결합은 병원균, 문자, 기술과 함께 역사의 가장 광범위한 경향을 좌우하는 중요한 네 가지 직접적 요인이었던 것이다
대규모 사회가 복잡해지고 중앙 집권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
1. 서로 무관한 사람들 사이의 갈등이라는 문제
어떤 대규모 사회가 갈등의 해결을 구성원들에게 맡겨두기만 한다면 반드시 자멸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요인 하나만 보더라도, 수 천 명으로 이루어진 사회는 무력을 독점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중앙 집권적 권위체를 발전시켜야만 존속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인구 규모가 커질수록 공동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기가 점점 불가능해진다는 점
어떤 대규모 사회가 효과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조직화와 중앙 집권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3. 경제적 측면과 관계가 있다
대규모 사회에서는 당사자끼리의 직접적이고도 경제적인 이동 방식도 비효과적이다.
어떤 개인에게 남아도는 물자가 있으면 그것은 일단 중앙 집권적 권위체로 이동했다가 다시 그 물자가 모자라는 개인들에게 재분배되어야 하는 것이다
4. 인구 밀도에 관련된 문제
인구 밀도가 높아지면 수십 명으로 이루어진 각각의 무리 사회가 차지할 수 있는 영토가 점점 좁아져서 그 지역 바깥에서 구해야 하는 생활필수품의 양은 점점 늘어난다
정복의 궁극적인 원인은 식량 생산과 각 사회 사이의 경쟁 및 확산이다. 거기서 시작된 인과 관계의 사슬에 의해 병원균, 문자, 기술, 중앙 집권적 정치 조직 등 정복의 직접적 요인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제4부 인류사의 발전적 연구 과제와 방향
제15장 대륙 간 불균형 이론과 원주민들이 낙후된 원인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이 뉴기니의 석기 새대형 농경민이나 인도네시아의 철기 시대형 농경민들과 더불어 교역을 하면서도 석기 시대와 같은 유랑형 수렵 채집민으로 남아 있었던 현상은, 얼핏 보기에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이 유난스레 완고했던 탓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좀더 자세히 생각해 보면 그 현상은 인류의 문화와 기술이 전달되는 데 지리적 환경의 역할이 지대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을 뿐이다
제16장 동아시아의 운명과 중국 문화의 확산
동아시아 문명을 잉태한 중국의 역할을 너무 과장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 역할의 큰 기여도를 부인할 수는 없다. 중국 문자가 한국과 일본에서 끈질기게 버틴 것은 거의 10,000년 전 중국에서 시작되었던 동식물의 가축화.작물화가 20세기에 남겨놓은 흔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동아시아 최초의 이 농경민들이 이룩한 업적 덕분에 중국은 중국화될 수 있었다
제17장 동아시아와 태평양 민족의 충돌
유럽인들은 기술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점을 바탕으로 태평양 일대의 섬들과 열대 동남아시아의 대부분을 일시적인 식민지로 만들어 지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대부분의 지역에는 이미 토착적인 식량 생산자들과 병원균이 있었으므로 많은 유럽인들이 정착하지는 못했다. 그리하여 동아시아와 대부분의 태평양 섬들은 지금도 동아시아 및 태평양 민족들이 차지하고 있다
세계사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동아시아 및 태평양 일대의 인류 사회를 통해 배울 점이 많다. 환경이 역사를 형성했던 수많은 사례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및 태평양 일대 사람들의 경우에도 지리적 환경에 따라 가축화, 작물화할 만한 야생 동식물이 각기 달랐고 다른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는 여건도 달랐다. 그리하여 식량 생산의 여러 가지 선행 조건을 갖추고 아울러 다른 곳으로부터 기술이 확산되기 좋은 위치에 있던 사람들은 이 같은 이점을 갖지 못한 사람들을 교체했다. 그리고 어느 한 부류의 이주민들이 여러 가지 다양한 환경에 처하게 되었을 때 그 후손들도 각자의 환경에 따라 다르게 발전했다
제18장 남북아메리카가 유라시아보다 낙후됐던 원인
모든 핵심적 발전의 궤적에서 왜 남북아메리카는 예외 없이 유라시아보다 늦었을까? 우선 남북아메리카는 유라시아에 비하여 출발부터가 늦었고, 가축화,작물화에 적합한 야생 동식물이 적었으며, 확산의 장애물이 많았고, 그리고 아마도 인구가 조밀한 지역들이 비교적 좁았거나 고립되어 있었으리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제19장 아프리카는 왜 흑인의 천지가 됐는가
유럽이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삼을 수 있었던 까닭은 백인 인종 차별주의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유럽인과 아프리카인의 차이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리적, 생물지리학적 우연(특히 두 대륙의 면적, 축의 방향, 야생 동식물 등)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서 아프리카와 유럽의 역사적 궤적이 달라진 것은 궁극적으로 부동산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에필로그
과학으로서의 인류사의 미래
인간 사회의 궤적에 영향 미치는 환경적 요소들
1. 가축화, 작물화의 재료인 야생 동식물의 대륙간 차이
2. 확산과 이동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3. 각 대륙 '사이'의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4. 각 대륙의 면적 및 전체 인구 규모의 차이
이상과 같은 네 가지 요인들은 환경과 관련된 크나큰 차이점들
비옥한 초승달 지대가 유럽에 추월당한 불운의 과정
유럽의 만성적 분열과 중국의 만성적 통일
비옥한 초승달 지대와 중국의 역사는 현대 세계에 유익한 교훈을 던지고 있다. 즉, 상황은 변하는 것이며 과거의 우위가 미래의 우위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교훈이다
문화적 차이의 일부는 분명 환경적 차이의 산물이다
추가 논문
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
조몬 시대 (새끼줄 무늬 시대)
조몬 토기, 수렵채집인 (초기 농경민보다 더 생산적: 견과류 및 어패류)
야요이 문화의 급격한 발전
B.C. 400년경 인구 폭발, 철기 이용, 물을 댄 논에서 벼를 경작, 수로와 댐, 제방과 논을 완벽히 갖추었다
A.D. 300년 ~ 700년
우리는 고고학적 발굴과 실망스러우리만치 모호한 후대의 기록을 통해 A.D.300년에서 700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정치적으로 통일된 일본이 출현했다는 사실을 희미하게 짐작할 뿐이다
A.D. 712년 마침내 일본은 (일부는 신화이고, 일부는 실제 사실을 고쳐 쓴 것이긴 해도) 첫 번째 연대기를 완성했고, 이로써 역사의 광명 속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2003년 후기
<<총, 균, 쇠>> 그 후의 이야기
확실한 답 하나는 그러한 경제적 불균등이 부분적으로 인간 제도의 차이에서 기인한다는 점이다.
만약 우리가 현재 좋은 제도가 결여된 나라에 빨리 그것을 만들어주려 한다면 그 고리를 이해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증보판에 부쳐
일본인의 조상은 한민족인가
첨단 과학의 지식을 도입한 권위 있는 학자가 일본인의 뿌리를 재조명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것이라고 생각된다
추천의 글
1998년 퓰리처 상을 수상한 명저 <총, 균, 쇠>의 진가
이현복(서울대 언어학과 명예 교수)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다
옮긴이의 글
인류 문명의 불평드에 대한 수수께끼 풀이
김진준(번역 문학가)
자연과학자의 시각으로 규명한 인류 문명의 불평등 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