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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도서]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정지우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2020년과 2020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단상. 세대(청춘), 젠더, 공동체라는 세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적어나간 글이다.
정지우 작가의 책은 처음 읽었는데, 내가 그와 비슷한 세대여서 인지, 그가 이 시대에 대해 객관적으로 써나갔기 때문인지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세대에 대한 부분에 많이 공감을 했다. 작년에는 대학내일 20대연구소에서 진행한 밀레니얼-Z세대에 대한 트렌드 리포트 컨퍼런스를 다녀왔다. 90년생이 온다도 읽었다. 그리고 밀레니얼 또는 "요즘 사람들" 에 대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나누는 담론들을 읽어왔다. 그치만 완전히 공감이 가는 분석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그간 기성세대의 시선에서 봐왔던 그저 "특이하고" , "다른" 젊은세대는 사실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그간 읽어왔던 청춘 또는 세대에 대한 분석은 그저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 그쳤다면, 정지우 작가의 시선은 청춘의 내면을 함께 바라본다. 나날이 발전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기성세대의 세상과는 달리 밀레니얼의 세상은 나날이 새로운 힘든 일이 생기는곳에 불과하다. 임시성을 가지고 휘발성을 가지는 것을 선호하는게 아니라, 영속성을 가지는 내 것을 가질 수 없었을 뿐이다.


또한 이미지 속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에 대한 그의 말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인터넷과 매체의 발달로 모든 것은 눈에 보여야한다. 그리고 남에게 보여야한다. 혹자는 창업 성공의 여부는 "instagrammable" 한가 그렇지 않은가로 갈린다고도 한다. 맛이라고는 없는 그저 예쁘기만 한 레스토랑과 카페를 얼마나 많이 갔던가? 사진만 보고 근사한 분위기에 속아 찾아 갔던 수많은 '분위기맛집'들은 그저 분위기만 맛있기에 그쳤다. 인스타그램에 있는 예쁘고 근사하게 보이는, 인스타그램에 올림직한 순간들은 그 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평범하고 빛나지 않는 순간들을 초라하게 하기도한다.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는 것 처럼 느껴지는 때가 적지 않다.


다만 젠더와 관련해서는 사이다처럼 느껴지고, 공감이 되는 시선도 있었지만. 그와 내가 다른 젠더를 가지고 있어서, 그가 살아온 세상과 내가 살아온 세상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생각들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벌새"에서 김보라감독도 말했듯이, 현대 사회의 남성들 또한 가부장제의 피해를 입은 부분이 있다. 가부장제는 모두의 마음에 상처를 준다. 모두의 역할을 제한하고 모두의 감정을 억압한다.


결국 성별 간 갈등 문제의 핵심은 구성원을 좌절과 증오로 몰고 가는 사회 및 문화 구조 그 자체에 있다. 이는 정확히 우리 사회에서 '불가능해진 삶'을 지시한다. 이 불가능성, 균열되고 좌절된 삶의 문제에서 태어난 분노는 사회 모든 곳을 향하다가, 이제 양성이 서로를 증오하게끔 만들고 있다. 남성과 여성 모두 막다른 길에 내몰려 있다. 그들은 낭떠러지 앞에서 배수진을 치고 서로를 향해 증오를 내뿜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봐야 할 것은 그 '낭떠러지 자체'이다. 해야 할 일 역시 그 낭떠러지에서 어떻게든 손을 잡고 빠져나오는 것이다 이 절망의 사회에서 다른 해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p.165

이 책은 성별을 막론하고 모두가 어느정도 공감하며 다양한 젠더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 할 기회를 주리라 생각한다.


한겨레 출판에서 너무나도 예뻐서 마시기 아까운 9번의 일 커피와 함께 선물 받은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짧고 잘읽히는 문장으로 이루어진 때로는 냉소적이고 때로는 담담한 글들이 시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좀 더 다양한 생각과 시선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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