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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

[영화] 강철비

개봉일 : 2017년 12월

양우석

한국 / 첩보,액션,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2017제작 / 20171214 개봉

출연 : 정우성,곽도원

내용 평점 4점

 2011년 12월 17일 북한의 최고 권력자 김정일이 사망했다. 온 나라가 뒤숭숭했다. 우연치 않게 웹툰 "스틸레인"을, 아니 대놓고 검색어에 상위권을 차지 하고 있었다. 김정일 사후 한반도의 긴장관계를 다룬 웹툰으로, 마치 김정일 사망을 예견한 웹툰(?)으로 알려졌다. 고증이나 세심함에서 많은 반론이 있겠지만, 전체적인 그림은 정말로 그럴싸 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이런 스토리로 충분히 가능치 않을까. 혼자 골방에서 떨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2017년 "강철비"는 다시 우리에게 "분단국가 국민들은 분단 그 자체보다 분단을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용하는 자들의 의하여 더 고통받는다."며 우리들을 일깨운다.

 영화를 초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두 철우의 반전 이야기."다. 너무 간단하려나. 서로 다른 한자를 쓰는 철우지만, 그들의 이름은 결국 강철비(鐵雨)로 통한다. 영어로는 steel rain. 우리는 잠시 잊고 있지만, 늘상 전쟁과 맞닿아 있다. 그것도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최근 데이비드 핼버스탬의 <콜디스트 윈터>를 읽으며 한반도의 전쟁은 결코 우리 의지와는 관계없이 생긴다는 사실을 충분히 절감했다. 그리고 영화 역시 말한다. 단순한 이분법 만으로는 이 전쟁을 막을 수 없다고. "빨갱이"논리로만, "미제의 앞잡이"논리로는 남북 모두 비극으로 빠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북한의 혈맹인 중국, 한국의 혈맹인 미국. 결국 두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는 항상 차선책일 뿐이다. 미국과 경계를 맞대기 싫은 중국, 일본을 최후방어선으로 지켜야 하는 미국. 양자간의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대립하는 이상 한반도의 전쟁 발발 가능성은 멈추지 않는다. 

영화의 많은 장면들. 이를테면 땅굴이나, 개성공단 공격장면 등은 실재로 가능한지는 의문이 일지 모른다. 이야기 해결 장면 자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웹툰보다 진일보 한 이야기가 인상깊다. 보강된 개연성, 잘짜여진 이야기 속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속속 집어 넣은 장면들은 잊혀지지 않는다. 지디의 노래들을 이런 식으로 사용한 연출에 감탄했다. 특히 '국숫집 장면'은 압권이라 본다. 주변 강대국들의 대리전일 수 밖에 없는 한반도의 전쟁.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깽깽이국수"뿐이다. 자신보다 결국 가족을. 가족보다 서로를 걱정하며. 어쨌든 남북은 같은 공간에 살아가는 '식구'임을 잊지 말아야 하리라. 누군가 나를 빨갱이라 말할지도 모르지만, 그것만이 전쟁을 막는 길일지 모르겠다. 반 백년 동안 우리는 서로 많은 것을 잃었고, 이제 더 많은 것을 서로 잃어야 할 상황이지만, 함께 살아가는 '식구'임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그 길이 너무도 멀고 험한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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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산바람

    영화평 잘 읽었습니다.

    2017.12.29 22:11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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