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적인 것도 어렵고, 대중적인 것은 더욱 어렵게 마련이다. 그 두 가지를 결합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기에 이 두 가지를 모두 해낸다는 것은 참으로 난망한 일(p.9)이다. p.10”
저자가 밝힌 대로 두 가지를 모두 해낸 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저자의 말대로 “먹고사니즘”이 지배하는 한국에서 ‘니밥에 괴기국’의 역사성을 되짚어보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그래서 책을 펼치고 두근거렸다. “대다수 한국인에게 한 세기를 관통하면서 공유된 집단적 심성으로서 망탈리테의 해명은 역사학에 부여된 가장 거대한 과제다. 거대한 역사적 흐름이 개인들의 마음속 깊이 침투하면서 공유된 것을 드러내야 역사적 발전의 진면목이 드러(p.6)”낼 수 있다면, 지긋지긋한 먹고사니즘에 대한 해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가난했기에 포기해야 했고, 살기위해 눈감아야 했다. 반 만년의 대한민국 역사에서 생존 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없었다. 대륙과 해양을 이어주는 한반도는 늘 강자들의 각축장이 되었고, 국가는 국민들은커녕 자기를 지키기 급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스스로 생존 방법을 강구해야만 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밥이 제일 중요했다. 내 밥은 내가 지켜야 했다. 그래서 밥으로 인사를 한다. 언제 밥 한 번 먹자. 밥은 먹고 다니니. 등등등 수많은 인사말이 밥으로 관통하는 이유가 긴 ‘먹고사니즘’에서 기인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걸까. 전반부 제5장 까지는 그런대로 저자의 흐름이 동의를 하며 읽었다. 나머지 절반의 부분은 요리책인가 싶을 정도로 요리법의 반복이었다. 물론 그만큼 다양한 소고기 요리법이 존재했고, 상위계층과 하위계층 모두 사랑했다는 소고기 사랑을 나타내려 했던 의도는 알겠지만... 강조를 하려다 목적을, 흐름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6장까지 그대로 가고, 나머지 4장의 내용을 한 챕터로 대표적인 내용들만 소개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평소에 흥미를 가졌던 주제였음에도 한 걸음 더 나아가지 못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