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적으로 드는 의문은 이 책이 과연 10,400원(e-book 기준)의 가치가 있냐는 점이다. 솔직히 내용은 실망스럽다.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차원에서 그 의의는 공감하지만, 조명하에 대해서 알기에는 너무도 부족하다. 씁쓸하지만 그만큼 조명하 의사에 대해 남은 기록이 없다는 반증이겠다. 다만 앞서 언급한 내용을 다시 반복하기에는 100여 쪽 남짓의 분량을 너무 헛되이 써버린 게 아닌가 싶다. 저자가 지적한대로 조명하 의사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점이 많다면 차라리 그 부분에 대해서 지적하고 논박하거나 증거자료나 의문을 남겨서 궁금증을 유발함이 더 적절하지 않았을까.
네이버에 검색하면 조명하 의사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가 나온다. (혹시나 해서 국가보훈처 공훈록도 확인했다.) 사형직전에 남긴 유언이나, 칼로 구니노미야를 공격했고 이 후유증으로 사망했다고 나온다. 하지만 저자는 유언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고, 구니노미야는 피해가 없고 운전수가 다쳤다고 했다.에 대한 공격은 진짜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런 부분들을 차라리 모아서 적절하게 해명하는 게 차라리 올바른 정보를 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그렇다면 네이버 등 다른 정보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인지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책이 진실을 더 혼란스럽게 만든다. 정보 부족의 한계겠지만...
“한 개인의 우발적인 사건으로 처리하기에는 그 과정과 성격과 영향 등에서 수긍할 수 없는 점이 너무 많다. (p.95)” 지만, 저자의 설명에 대해 나 역시 수긍할 수 없다.
(20.06.01. 잘못 표현 한 부분 일부 수정)
내가 헷갈리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공훈록 중]
"구이궁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지만 보검도는 불행히도 그의 왼쪽 목언저리와 어깨를 찌르고 빗나가 운전사의 오른손등에 꽂히고 말았다."
[책에서] 조명하의 의거 현장을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 그를 자격하려고 했지만 자격 순간을 놓치고 말았다. ... 칼을 던졌지만 운전수 손등을 스쳤을 뿐이다. p.63~65 직접적인 부상을 입지는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구니노미야는 이듬해 1월 사망하였다. p.68
공훈록에는 공적심사 이후에 확인된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했고, 조명하 의사의 공적이 이런 사실관계의 차이로 인해 폄하되거나 할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는 신뢰성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어느 쪽이 정확한 이야기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책은 2016년, 네이버 지식백과는 2011년, 공훈록 8권은 1990년 발간이다. 순서대로라면 책의 정보가 최신이니 맞는 내용이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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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에서 한인들의 활동은 타이완총독부의 중요한 관심사였으며, 특히 한인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항상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즉 타이완에 대한 식민지 안정성이 강조될수록 이에 저항하는 집단에 대한 통제와 탄압은 ‘바늘과 실’처럼 따라 다녔다. p.64
의열투쟁은 인류보편적 가치의 실현에 그 목적이 있다. 물론 그 성과가 직접 도출되지 않았을지라도 의열투쟁은 피압박 민족의 울분과 억압된 자의식의 표출이었다. 조명하의 의거 역시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타이완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등에 업고 실행되었다는 점이 일제 당국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즉 의열투쟁의 특수성과 일반성이 그대로 나타난 의거였다. 따라서 조명하 의거는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일제가 주장하고 판결을 내린 것처럼 한 개인의 우발적인 사건으로 처리하기에는 그 과정과 성격과 영향 등에서 수긍할 수 없는 점이 너무 많다. p.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