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한참 투두리스트를 만들고, 불렛저널이니 생산성 어플이니 알아보면서 내 시간을 조금 더 관리하겠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아니 지금도 그 병은 고치지 못했다. 새로운 생산성 앱이 나왔다고 하면 괜히 받아서 한 번 해보고,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방법으로 시간과 일정을 관리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곤 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고민을 하는 고민이 내 삶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느꼈다. 분명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인데, 미래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 현재의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던 거다. 이 책 도입부에서 이런 점을 지적했는데 뜨끔했다. 바로 내 모습을 얘기하고 있어서.
흔히들 한국인 하면 '빨리빨리'의 대명사로 말했다. 하지만, 미국에도 그런 문화가 있나보다. 미국의 유명 방송인인 저자는 자신도 바쁨중독에 빠져있는 날들을 보냈다고 한다. 어쩌다 시간이 나면 그 빈 시간을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다른 일을 만들며 자신을 더 바쁘게 몰아세웠다고 한다. 이는 문명의 발달로 능률을 중시하는 사회모습으로 초래된 인간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너무나 공감이 가는 말들이었다. 더없는 기술의 발달로 분명 인간사회는 풍요로워졌는데, 가만히 돌아보면 과거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을 하며 보내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래서 몸과 마음이 지쳐 과거에는 없던 병들이 새롭게 많이 나타나고 심지어 사람들은 쓰러져간다. 저자는 이러한 사회의 풍토에 병들어 가지않고, 느리게 살기를 주장한다. 여유를 가지고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길 권한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취미생활을 하는 시간을 갖기를 제안한다.
가끔,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곤 한다. 그럴 때면 늘 두 가지 모습이 상충하는데, 하나는 느긋하게 여행하듯 살아가는 삶이고, 또 다른 하나는 좀 더 자기관리를 잘해서 어제보다 나은 내일의 나를 만드는 모습이다. 뭐, 가진것이 많고 여유가 있다면 여행하듯 살아가는 삶을 택할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자의든 타의든 후자를 택하는 날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렇다보니 휴일에도 마음이 참 쫓기는게 정말이다. 정말 모든걸 신경쓰지 말고 휴식을 하자고 떠난 날에도 마음은 쉬는 느낌을 잘 못느낀다. 나는 지난 오랜 시간을 시간과 싸웠기에 더 그런 마음이 깊숙히 자리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조금은 생각을 바꿔보려고 노력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