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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디 에어

[영화] 인 디 에어

개봉일 : 2010년 03월

제이슨 라이트만

미국 / 드라마,코미디 / 15세이상관람가

2009제작 / 20100311 개봉

출연 : 조지 클루니,베라 파미가,안나 켄드릭,제이슨 베이트먼

내용 평점 4점





 

라이언은 해고 전문가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회사에서 직원을 해고할 때 감정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전문가로서 대신 처리해 주는 일이었다. 라이언은 해고당하는 직원의 다양한 반응을 그저 묵묵히 받아주며, 그들의 앞날에 펼쳐질 새로운 기회에 대해 말하곤 했다. 인생에서 중요한 건 이 회사에 있지 않다는 듯 말이다.

일면식도 없는 타인을 회사 대신 해고하며 때로는 강의를 하러 돌아다니기도 하는 라이언은 떠돌아다니는 삶에 만족을 느낀다. 일 년에 300일을 넘게 출장을 다니다 보니 그에게 집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서 간소한 가구와 때로는 잠만 자고 가는 텅 빈 공간이다. 오히려 라이언은 비행기에 있을 때 더욱 편안함을 느낀다. 남들과 다소 다른 삶을 사는 그의 목표는 일도, 사랑도, 더욱이 가족도 아닌 천만 마일리지를 모아 플래티넘 카드를 얻는 것이다.

그러던 중, 라이언은 화상 해고 시스템을 개발한 신입 직원 나탈리의 교육을 위해 함께 이 도시, 저 도시를 돌아다니게 된다. 그리고 늘 가벼운 연애만 했던 그에게 처음으로 계속 만나고 싶은 여자 알렉스가 나타난다.







 

해고 전문가라는 직업은 이 영화로 난생처음 알게 됐다. 회사가 직원을 해고하는데 다른 이의 손을 거쳐야 하나 의문이 먼저 들었지만, 해고를 통보하는 직원이 겪을 불편함과 곤란을 생각하면 필요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언은 업계의 베테랑이라 불리며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를 해고하는 일에 도가 튼 사람이었다. 갑작스럽게 해고를 당하는 상대방의 심리를 이해하며 너그럽게 조언을 해줬고, 때로는 벼랑 끝에 내몰린 듯한 심경의 그들에게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제안하기도 했다.
이렇게만 보면 라이언은 자신의 인생을 잘 통제하고 조절하며 살 거라 생각됐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는 직장 외에 안정적인 구석이 없어 보였다. 누나, 여동생과는 데면데면했고, 이성과 관계를 이어가는 건 그저 즐기기 위함일 뿐이었다. 강연을 나가서 사람들에게 인생에서 중요한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의 모순적인 면이었다. 평범하기만 한 내 눈에 라이언은 붕 뜬 것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정작 그 자신은 그것에 만족하는 듯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러다 알렉스와 나탈리를 만나게 되면서 라이언의 인생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호텔에서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누게 된 알렉스는 라이언과 비슷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 늘 출장을 다니며 렌터카 업체와 호텔에 대해 줄줄이 꿰고 있는 그녀에게 호기심이 생겼는데, 잠자리를 갖고 난 후에 보인 쿨한 모습에 더욱 매력을 느꼈다. 이렇게 잘 통하고 시원한 성격의 그녀와 만나면 만날수록 마음이 깊어지는 걸 깨닫는다. 라이언은 알렉스와 함께라면 여태껏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결혼이 괜찮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당돌한 나탈리와의 출장은 그녀와 그 자신에게 여러 가지를 일깨워주는 동행이 됐다. 어려서 세상을 모를 것 같았던 나탈리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기준을 정해두었다. 특히 결혼을 하고 싶은 남자에 대해서 말이다. 그로 인해 결혼을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는 라이언과 대립할 수밖에 없게 됐지만, 그 논쟁으로 인해 나탈리와 라이언은 새삼 무언가를 깨닫는 모습을 보였다.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생각이 바뀌었을 때 앞에 놓인 길도 좋은 쪽으로 바뀌었더라면 좋았겠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는 게 영화의 포인트였다. 화상으로 해고 통보 시스템을 개발한 나탈리가 남자친구에게서 헤어지자는 문자를 받은 건 너무나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해고당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됐을 터였다. 그리고 라이언은 여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면서 매부가 될 사람에게 결혼의 이점에 대해 설파하게 되는데, 그 역시 여태껏 라이언이 결혼에 대해 가지고 있던 신념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할 수는 없었기에 여동생을 위해 성심껏 매부에게 조언을 해주었고, 결국 행복한 결혼식을 무사히 치르게 된다. 그 덕분에 라이언은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 같다.

그러다 라이언이 알렉스와 함께하는 꿈을 그리며 연락 없이 그녀를 찾아갔을 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비밀이 밝혀지며 인생은 만만히 볼 게 아니라는 걸 확실히 보여줬다. 그런 라이언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허무했을까 안타까웠다. 여태껏 자기 인생의 주인공은 본인 자신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다른 이에게 그는 그저 지나가는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천만 마일리지를 모아 목표했던 플래티넘 카드를 받았는데도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인생에 대해 뒤늦게 깨달은 라이언의 현재는 이전과 같이 흘러가겠지만, 앞서 겪은 일들로 인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게 뭔지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이렇게 경험으로 알게 됐을 때 더욱 그 가치가 빛을 발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월터 컨의 소설 <Up In The Air>를 원작으로 한 영화인데, 여러 영화제에서 각색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인생에 대해, 아직 다가오지 않은 앞날에 대해 일깨우는 좋은 내용이라 수상으로 이어진 것 같다.

알고 있던 영화였지만 어쩌다 보니 연말이 다 되어 보게 됐는데, 이 시기에 적절한 좋은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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