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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영화] 경관의 피

개봉일 : 2022년 01월

이규만

한국 / 범죄,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2020제작 / 20220105 개봉

출연 : 조진웅,최우식,박희순,권율,박명훈

내용 평점 3점





 

신입 경찰 최민재는 원칙주의자라 규정에 어긋나는 일을 참지 못한다. 팀을 이뤄 마약 사범을 잡을 때 선배 경찰이 폭력을 써서 자백을 받아낸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하지 못하고 법정에서 사실대로 말했다는 이유로 미운 털이 박혔다. 얼마간 쉬어야 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 감찰계장 황인호가 최민재를 찾았다. 황인호는 최민재에게 광역 수사대 에이스 박강윤 반장의 팀에 들어가 그의 뒤를 캐라고 했다. 일단 거절을 하는 최민재에게 황인호는 박강윤이 범죄자와 결탁하고 소스를 받아 더 큰 건수를 올리기도 하고, 뒷돈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박강윤을 캐던 경찰이 최근 사망을 해서 더욱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 일을 맡아주면 경찰이었던 최민재의 아버지의 비밀 파일을 넘겨주겠다는, 거절하지 못할 제안을 했다.

결국 황인호의 제안을 받아들인 최민재는 광역 수사대로 발령이 나 박강윤의 팀에 들어가게 된다. 박강윤은 새로 들어온 최민재를 데리고 다니며 다른 팀원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반장의 정보원을 만나는 등 언제나 동행하게 된다. 심지어 그의 집에도 들어가 보고 귀족이라 불리는 상위 1%의 범법자를 다루는 방법을 전수받기도 한다. 최민재는 박강윤과 동행하며 보고 들은 모든 것들을 황인호에게 보고한다.








 

최민재를 일에 끌어들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내사 중이던 경찰이 죽었다는 말과 아버지의 비밀 파일을 넘겨주겠다는 조건만 있으면 충분했다. 경찰이 같은 경찰을 죽인다는 건 최민재에게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은 어렸을 때부터 의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박강윤의 뒤를 캐는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분명 수사 중에 사망을 했기 때문에 순직 처리가 되어야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 이유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가 아들에게 경찰이 되지 말라는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길을 걸어야만 했던 건 어느 정도 영향을 준 듯했다.

그렇게 언더커버로 박강윤의 팀에 들어가게 된 최민재는 처음부터 그를 따라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 암만 봐도 박강윤은 의심스러운 구석 투성이였다. 경찰 월급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벤츠를 몰고, 집은 방배동의 고급 빌라였으며, 최민재에게는 상위 1%의 범죄자를 만나려면 외형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고급 브랜드의 옷과 시계 등을 가져가라고 했다. 물론 박강윤이 드레스룸에 걸어놓은 옷들 역시 모두 비싼 것들이었다.
사실 여기서부터 박강윤이 의심스러웠던 건 아무리 자신의 팀에 들어온 신입이라고 해도 최민재를 허물없이 너무나 너그럽게 대해줬기 때문이었다. 다른 팀원들은 박강윤의 정보원의 머리털조차 본 적이 없다는데 최민재는 첫날부터 안면을 텄다. 왠지 박강윤이 리더십 있는 겉모습으로 속으로는 최민재가 어떤 녀석인지 가늠해 보고 있을 것 같았다.
최민재의 시선으로 박강윤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의심할 수밖에 없었고, 몰래 그를 조사하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흘러갔다. 그러면서 박강윤이 접촉하는 거물 마약 사범인 나영빈과 야쿠자와 거래하는 차동철과의 관계를 보여줬고, 박강윤의 뒤를 캐다 사망한 경찰을 직접적으로 죽인 범인을 쫓기도 했다.







 

영화 <무간도> 이후 이런 스타일의 영화가 어느새 흔해진 것 같다. 미국 리메이크작은 차치하고 한국 영화에는 <신세계>가 있고, 이 영화를 살짝 꼬아놓으면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진짜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만드는 심리전을 얹어 나름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주야장천 언더커버만 보여주면 한계가 있으니 마약 수사라는 양념을 더했다. 덕분에 갈등도 생기고 최민재가 풀고자 했던 비밀과의 연관성도 만들어 냈다.
그런 걸로 치면 영화는 나쁘지 않았는데, 여러 영화에서 본 소재들이 이 영화에 가미되어 보는 내내 기시감을 느꼈다. 그래서 무난하고 안전한 전개를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던 걸 보면 말이다.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원작은 경찰에 몸을 담은 3대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하던데, 이 영화에서는 할아버지는 언급만 되고 아버지에 대해서는 후반에 비밀이 밝혀졌다. 그래서인지 제목에 담긴 혈통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최민재가 경찰로서 나름 성장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느껴졌다. 원칙주의자 최민재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박강윤을 만나 적법과 위법의 경계에서 몸소 배우고 느끼며 더 낫다고 여겨지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이었다.
결말에 확실하게 노선을 잡은 최민재를 보며 능글맞다고 해야 할지, 실망했다고 해야 할지 그것도 아니면 잘 배웠다고 해야 할지 조금 모호했다.







 

새해 첫 극장 영화인데 그냥 무난하게 봤다.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던 건 기시감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게 안전한 선택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조진웅 배우가 연기한 박강윤을 보며 <끝까지 간다>가 떠올랐는데 후반에는 다른 느낌을 줬다. 최우식 배우는 웃음기 하나 없는 역할이라 처음엔 혼자 어색해 했는데 잘 소화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연한 다른 배우들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영화를 보고 나니 원작이 궁금해졌다.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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