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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인도 여행

[도서] 헤르만 헤세의 인도 여행

헤르만 헤세 저/이인웅 등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제목은 '인도 기행'이지만, 실제로는 인도의 실론섬과 인도차이나 반도의 말레이 지역에 대한 이야기들만 실려있어 다소 의아했었다. 그러면 그렇지 헤세는 인도 본토에는 가지 못했구나. 그래서 여행은 대부분 배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책을 읽다 보면 그는 이 여행을 즐겼다기 보다는 고통스러워 했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무더운 날씨, 모기떼, 신통챦은 음식과 숙소 같은 건 누구에게나 괴롭겠지만, 그밖에도 그는 자신이 속한 유럽사회의 제국주의적 침투의 흔적을 볼 때마다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었고, 그 앞에서 속수무책인 때로는 비굴할만치 굽실거리는 원주민들을 보면서 죄책감과 혐오가 뒤섞인 감정을 토로하곤 했다. 그래도 그가 이 여행기를 단순히 동경하던 동양의 아름다는 자연에 대한 예찬이나 신기한 풍물의 나열만이 아닌, 외세의 침입으로 멍들어 가고 있는 하나의 세계에 대한, 단편적이나마 나름대로 양심적인 기록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인상깊은구절]
나무를 베고 운반하는 광겅은 장관이었다. 그러나 일하는 사람들을 한가롭게 쳐다보는 건 유쾌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일은 짐이고 저주자 압제인 것이다. 이 불쌍한 말레이인들은 유럽인이나 중국인, 혹은 일본인들처럼 이런 일의 주인이나 기업가는 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계속해서 나무 벌목꾼으로, 끄어당기고 톱질하느 막노동꾼으로 남을 것이다. 그렇게 번 돈은 거의 전부 맥주와 담배 값으로, 시계줄이나 일요일용 모자를 삼으로써 다시 외국 기업에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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