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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서기실의 암호

[도서] 3층 서기실의 암호

태영호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러다가 진짜 통일되는 거 아냐?’ 라는 기대감에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6월의 어느 날, 신간을 검색하다가 태영호 전 공사의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하필이면 이 시기에 출판했을까 궁금하여 살펴보니 나름 ‘주간베스트’다. 그간 나 역시 그의 삶이 궁금했기에 주저 않고 집어 들었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에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공산당이 싫어요.” 라고 말했다가 죽임을 당했다는 이승복 어린이를 본받자며 웅변하는 친구들이 있었고, “적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 라고 노래하면서 고무줄 위로 통통 뛰는 소녀들을 골목에서 만날 수 있었으며, ‘무찌르자, 공산당!’을 주제로 반공 포스터를 그렸었다. 그러나 그 후로 시간은 많이 흘렀고 세상은 달라졌다. (책을 읽어보니 북한은 아닌 것 같지만 우리는 달라졌다.)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글, 도서출판기파랑 펴냄)’는 2016년 탈북한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 태영호가 쓴 본인의 이야기다. 북한 외교관 출신이다 보니 총9장 중 6장이 공직 생활과 관련된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의 원문 자체도 좋았겠지만 윤문 작업도 잘 됐는지 술술 읽힌다.

 

   북한이 워낙 폐쇄적인 국가라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북한의 주요 인물이 숙청됐을 경우 어느 정도 시일이 경과한 후 보도되기도 하고, 그것조차 정확한 사실 여부 확인이 어렵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그럴 수밖에 없는 북한의 상황과 그들만의 특수성을 알게 된다. 특히 북핵 협상과 관련된 김정일의 이중플레이와 시간 끌기 전략은 우리나라 전 국민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작가의 통일을 위한 노력, 노예처럼 생활 중인 북한 주민들의 해방을 위한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 그만의 각오(覺悟)에 감동했다. ‘한민족으로서의 통일’ 보다도 ‘사람다운 삶을 사는 북한 주민들이 먼저’라는 그의 설득은 통했다. 오늘도 북한의 실상을 알리며 통일 운동을 위해 노력중인 그가 부디 본인이 희망하는 그 날을 꼭 맞이하길 나 역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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