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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도서]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오찬호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오찬호 글, 동양북스 펴냄)’는 제목에서부터 피해망상에 가까운 화가 느껴진다. 문득 작가가 직접 지은 제목일까 궁금해졌다. 책 제목은 마케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출판사의 입김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은 ‘우리가 (또는 내가) 속고 있다’ 라는 내용일 것이다. ‘속다’의 사전적 의미는 이러하다. 남의 거짓이나 꾀에 넘어가다 또는 어떤 것을 다른 것으로 잘못 알다. 내가 누구의 거짓에 넘어갔는지, 무엇을 잘못 알고 있는지 이 책이 알려줄 것이다.

 

   사회학 연구자답게 작가는 있는 그대로의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거부한다. 우리 사회의 일상적인 현상들을 ‘왜?’를 앞세워 비틀고 꼬아보고 부정해 본다. 나와는 다른 시선을 통한 현상 바라보기가 신선하기도 하고 공감도 이끌어 낸다. 다만 한 장의 주제와 소재들이 유기적이기 보다는 겉도는 느낌이 들고, 기존 행동경제학 도서들에서 많이 다뤄진 연구 결과들은 주의를 환기시키기엔 약간 부족하다. (이 지점에서 작가가 나더러 내 생각을 의심해 보라고 할 것 같다.) 부산스러움은 있었으나 책의 결말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드는 힘은 우리 안의 의식 변화로부터 시작한다’ 로 일관성 있게 마무리된다. 그 의식 변화가 합리적 의심에서 피어나는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첫째, 일단 개인이 ‘홀로 변화를 주도할 만한 권력을 가진 인물로’ 성공한다는 것 자체가 확률적으로 희박하다. ⋯⋯중략⋯⋯ 둘째, ‘사회를 비판하는’ 성향을 가진 채, ‘세상을 바꿀 만한’ 위치에 올라가기가 힘들다. ⋯⋯중략⋯⋯ 마지막은 사회가 한 명의 힘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본문 p.13)

 

한국 사회에서 출신 대학은 취업, 연애, 결혼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누구와 결혼하는지는 개인이 축적할 수 있는 전체 자산의 크기를 결정하고 자신의 자녀에게 투자할 사교육의 크기를 결정한다. 이 사교육의 총량과 자녀의 성공은 밀접히 이어져 있다. 궁극적으로 자녀의 안정적인 경제활동은 자신의 노후와 무관치 않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현실이 엄연히 있으니, ‘어떤’ 대학에 간다는 것이 어찌 중요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본문 p.31)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지금에야 상식적이라 할지라도 ‘옳지 않은’ 주변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외눈박이 나라의 두눈박이’처럼 어찌할 재간이 없다. (본문 p.116)

 

인류가 성인이라 칭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기성 체제에 순응하지 않은 혁명성”(본문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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