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4학년인 연우는 쌍둥이 동생들과 하교하다가 친절한 5학년 오빠 한빈을 만나게 된다. 한빈의 따뜻한 배려에 연우는 오빠에게 반하게 되고, 학교 오케스트라 단원인 오빠를 만나기 위해 오케스트라 입단 오디션에도 응시한다. 오디션에 합격하여 뛸듯이 기뻤던 것도 잠시, 오빠에겐 유나 언니라는 공식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연우는 서운하고 불편한 마음에 오케스트라 활동을 그만 두려하는데……
‘심쿵!(최은영 글, 임희 그림, (주)크레용하우스 펴냄)’은 표지 그림부터 기분 좋아지는 밝은 분위기의 책이다. 핑크빛 하트 앞에서 손 모아 입을 가린 소녀의 미소에 내 마음도 몽글몽글해진다.
이 책의 장점은 갈등을 유발하는 악역이 없다는 거다. 이제 막 첫사랑을 시작한 연우와 그런 연우를 무조건 지지해 주는 든든한 동성 친구 영지, 늘 연우의 곁에 맴돌면서 지켜보는 이성 친구 현기, 주변의 상황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배려하는 멋진 오빠 한빈, 한빈만큼이나 친절하고 희생할 줄 아는 언니 유나 등 다들 너무 괜찮은 아이들이다. 갈등의 원인이면서 해결의 열쇠를 지닌 연우의 복잡한 심리가 이야기의 중심축이다. 사랑에 서툴기에 과감히 직진했고 상대가 그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 크게 실망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연우가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고 나름대로 상처를 치유해 가는 모습이 대견하다.
책 표지처럼 아이들의 발랄한 에너지가 전해지는 책 속의 삽화들도 감성을 자극한다. 주인공의 감정이 격해져 있는 부분의 삽화들도 파스텔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마냥 어둡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어린이들이 읽는 책답게 빙시레, 달캉달캉, 탈래탈래, 해시시 등의 재미난 부사들이 많이 쓰여 문장을 읽는 맛이 있다. 학습 만화류가 인기인 요즘엔 찾기 힘든 표현들이라서 더 반갑다.
얼마 전 우리 아이와 함께 호감을 갖게 된 이성 친구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가 부모가 아는 지식과 경험만으로 커버할 수 없는 한계를 절감했다. 이런 동화책을 아이와 같이 읽다보면 부모에게는 환기의 계기가 되고 아이와 소통의 소재도 되지 않을까 한다. 또한 아이가 이제 부모보다는 친구가 더 좋아지는 초등 4~5학년이라면 교우 관계, 이성 문제, 책임감과 배려, 협동과 협력의 의미를 독서하면서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