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약한 사람, 비위가 약한 사람, 퀴즈에 약한 사람, 탈출에 약한 사람은 책을 읽을지 말지 결정해야 한다는 경고문이 첫 페이지에 떡하니 자리 잡은 이 책은 시작부터 벌써 수상하다. 책 제목부터 ‘데블 X의 수상한 책(마그누스 미스트 글, 토마스 후숭 그림, 전은경 옮김, 요요 펴냄)’ 이라니 그 내용도 궁금해진다.
아마 나같이 평범한 독자들은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 책은 순서대로 읽는 책이 아니다. 처음에는 내 맘대로 차근차근 읽어보려 했지만, 마치 사다리게임처럼 내용이 이리저리 점프하고 다시 되돌아갔다가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이 책만의 읽기 규칙이다. 초등학생 어린이라면 중간중간 주어진 미션 하나씩 풀어가면서 게임하듯 독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볼 책이라 혹시 ‘데블 X’가 벌이는 무서운 내용이 나올까봐 걱정됐지만 소름 끼치는 씬은 없으니 걱정은 넣어둬도 되겠다. 책 읽기 싫어하는 초등 중학년 아이들이 독서에 오랜 시간 집중하기 힘들어한다면, 그림도 그려져 있고 글밥도 부담스럽지 않은 이런 책이 괜찮은 시도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