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책들 중에서 하필(?) 이 책이 눈에 띄었다면, 일단 당신은 술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술을 마시고 즐기며, 그래서 더 알고 싶다는 순수한 사랑의 마음에서 이 책의 내용도 궁금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술 잡학사전(클레어 버더 글, 정미나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 의 원제는 ‘Tipsy:The Guide to Wine, Beer, Whiskey, Gin, Sake and Much More’ 로 우리나라의 번역본 제목보다는 글 내용을 제대로 드러낸 제목이란 생각이 든다. 각각의 술이 무엇으로 어떻게 제조되고 유통되는지, 어떻게 마실지, 선물로는 어떤 주류를 고르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알려 준다. 색이나 향을 도표화시켜 소개하는 것도 흥미롭다. 내가 경험한 술들과 저자의 소개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세상에 내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술들이 얼마나 많은가 싶어, 주류 코너에서 와인이나 맥주 앞에서만 얼쩡대던 내가 요즘엔 사케 라벨도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 책은 술을 다양하게 경험해 봐야 이해가 쉽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