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트리나 폴러스 글, 김석희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을 아이들에게 읽혀 보면 학년별로 반응이 천차만별이다. 비단 아이들만 그러할까? 아마 연령대별로도 확연히 그 감상이 다를 거라 확신한다.
기둥 끝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일이 생길지도 모른 채 기어오르는 애벌레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또는 알려하지 않은 채 기어오르는 데에만 열중한다. 누가 곁에 있는지, 함께 가는지 전혀 관심 없다. 다른 애벌레들을 올라타고 밟아가며 위로위로 향한다. 그 장면에 이전투구 중인 우리들의 모습이 겹쳐져 울컥한다.
이 책이 무려 50여년이나 된 책이라는 데 놀랐다. 참된 자아를 찾는 길에는 동서고금의 구분이 무의미하다. 나는 노랑애벌레인가, 호랑애벌레인가? 종국에 내가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지 못하면 또 어떠한가? 어차피 나는 나 자신이 나비가 될 수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계속 찾는 중인데... 그 과정과 결과를 판단할 수 있는 이는 나, 본인 하나뿐이다. 다른 이들의 희망과 노력도, 나 자신의 고난과 실패도 모두 다 괜찮아요,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