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러버 29기 돈독HOLA에서 읽은 두 번째 책 개인 리뷰입니다.
책 선정 이유
강력한 제목에 이끌려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버킷리스트 작성에 관심이 있었는데 막상 적으려니 잘 떠오르지 않더군요. 미리보기로 이 책의 도입부를 읽었을 때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하지만 제가 중대하게 착각한 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감상 부분에서 확인해 주세요.)
책 소개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저자 둘이 죽는 대신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작성한 99가지 목록입니다. 독자들이 마음의 아픔을 유쾌하게 마주하는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는 프롤로그가 이 책의 메시지를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다소 적나라할 정도의 그림과 상식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되는 목록들도 섞여 있어서 읽을 때 거부감이 드는 부분들이 있으니 사람이 많은 곳에서 읽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또,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보시는 게 오히려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 같아요.
감상
사실 책을 읽고 기대했던 것과 달라서 조금 난감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생각보다 깊고 어두운 느낌이었거든요. 하지만 버킷리스트 작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저의 처음 기대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애초에 두 목록의 전제가 다르더군요. 버킷리스트는 내가 선택하지 않았어도 언젠가 다가올 죽음 전에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목록이고, 이 책은 내가 죽음을 선택하는 대신에 할 수 있는 일의 목록이라는 것이. 제목을 보고 당연히 알아채야 했을 착각이었는데... 책이 어두울 수밖에 없는 주제였던 거죠.
나름 해맑은 뇌를 자랑하는 저에게도 마음의 아픔이 있듯이 우리 모두가 각자의 아픔을 가지고 있잖아요? 정말 힘든 순간에는 죽음마저 선택지에 포함될 때가 있죠. 아직 그런 순간이 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언제라도 올 수 있고요. 안 좋은 상황에 내몰리다 보면 시야가 너무나 좁아져 주변을 돌아볼 수 없는 상태가 되곤 하는데, 그럴 때 '죽는 대신 할 수 있는 일 목록 써보기'라는 선택지를 머릿속에 심어준 것이 이 책의 존재 이유인 것 같습니다. 또 99가지나 되는 목록을 만들다 보면 책에서처럼 말도 안 되면서도 유쾌하고 솔직한 목록들도 생겨날 것 같은데, 목록을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아픔이 해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에게 엄청난 감동을 주는 책은 아니었지만 존재 자체로 가치를 증명한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