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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잇는 손

[도서] 별을 잇는 손

무라야마 사키 저/류순미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전편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책에서는 유독 책과 서점을 사랑하는 마음이 많이 느껴진다. 오후도 서점을 맡게 된 잇세이가 하나하나 열심히 직면한 문제들을 풀어나가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점의 운영 과정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서 그것도 흥미로웠다. 평대에 쌓여있는 사인본을 보며 '이건 반송을 못하는 책이구나' 하고 생각을 하게 되고, 이 평대에 담당자의 고뇌와 시간이 묻어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한 번 더보게 되는 것 같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잔잔하면서도 포근하게 흘러가는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세 번의 계절이 지나가면서 주인공, 서점과 함께 나도 조금 더 성숙해지고 있는 기분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시골의 작은 서점을 운영하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도 생기고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해결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마지막의 사인회와 함께 열리는 별 축제는 정말 열리기만 한다면 실제로 가보고 싶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고, 책 냄새 가득한 도서관에서 잘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자신은 이미 행복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이 한마디에 모든 것을 치유받은 느낌이 들었다.

- p.73

잇세이는 긴가도 서점을 떠나고 오후도 서점에 머무르면서 스스로 괜찮다고 본인을 다독여주며 살아간다. 그럼에도 본인의 잘못이 아니었다는 사장의 말에 안도하며 마음속의 응어리진 무언가가 녹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스스로는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 한구석에서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의 경우에는 본인을 다그치며 살아가는 편이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어디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열심히 살아가지만 본인 스스로가 만족하지 못하는 편인 것 같다. 그 때문인지 본인에게 거는 기대치가 매우 높고 그만큼 고생도 많이 하면서 살아간다. 특히나 시험에 떨어지거나 어떤 일에 실패했을 때는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이런 나를 바꿔준 게 주변 사람들의 칭찬이었다. 너 정도면 정말 잘하고 있다고, 자기 주변에서 너만큼 열심히 하는 사람이 없다고 칭찬해 줄 때마다 나를 조금씩 덜 다그치게 되었던 것 같다. 그 덕에 지금의 나는 넘치는 자존감으로 주변을 응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 중에 '좋은 사람이 곁에 있는 것도 본인의 운이고 실력이다.'라는 말이 있다. 내 주위에는 정말이지 나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이 가득해서 늘 감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특별할 것도 없이 평소에도 늘 하던 행동일 뿐이었다. 그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에.

- p.98

정말 사소한 말이지만 그날 하루의 기분을 붕 뜨게 만들어 주는 말들이 있다. 가령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어요?'같은 간단한 인사말들이 그렇다. 아무 일 없는 하루였는데 괜히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고, 잘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들어주는 신기한 힘이 있다.

예전에 같은 팀 동료 중 아침마다 인사하면서 꼭 코멘트를 한마디씩 남겨주는 분이 있었다. 오늘은 가방이 귀엽다든지, 평소보다 기분이 좋아 보인다든지, 머리 스타일링이 바뀌었다든지 같은 소소한 일상 속의 변화들을 말해주었다. 그게 벌써 1년 전인데도 아직도 이렇게 기억에 남아있는 걸 보니 내가 어지간히 기분이 좋았구나 싶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는 조용하게 지내던 나도 조금이나마 더 표현하려고 하고, 더 챙겨주려고 했던 것 같다. 그분에게는 어땠을지 몰라도 나에게는 좋은 추억인 만큼,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후지모리는 아이러니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터넷 서점은 많은 손님을 끌어갔다. 결과적으로 일반 서점과 동네 서점이 큰 타격을 받았는데, 이렇게 인터넷이 정보와 감동을 전하는 수단이 되어 베스트셀러가 탄생하는 계기가 되는 일고 일어나니 말이다.

- p. 177

말 그대로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다. 당장 주변만 봐도 눈에 띄게 서점이 사라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점은 SNS와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살아남는다. 몇 년이 지난 신간이 영상화를 통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고, 평소였다면 궁금해하지도 않았을 소설을 매체 광고를 통해 접하기도 한다.

예전에 타지에 놀러 갔을 때 그 지역의 서점을 가본 적이 있다. 인스타그램에 찾아보니 구경할 만한 곳으로 서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점 직원분에게 대화하다 보니 그 서점은 지역 주민도 있지만, 관광객의 매출이 생각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했었다. 약 5년 전쯤에 갔던 서점의 분위기와 책 냄새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데, 지금도 서점이 남아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서 서점이 살아남아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인터넷으로는 사고 싶은 책만 사게 되잖아. 그게 아니라 살 예정이 아니었던 책과 아이들이 우연히 만날 장소가 필요하다고.

- p.191

이 책에서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다. 나조차도 책은 온라인에서 구매할지 몰라도, 구경은 꼭 서점에 가서 한다. 온라인에서 찾으면 자연스레 타인의 의견, 평점에 의해 책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게 되고, 상위권에 노출되는 책 위주로만 구경하게 된다. 하지만 오프라인 서점에 가게 되면 내가 좋아하는 작가, 좋아하는 주제, 끌리는 표지 같은 나만의 기준으로 책과 만날 수 있다. 우연히 펼친 책에 빠져드는 경험은 할 때마다 새롭고 짜릿하다.

초등학생 때는 학교 도서관에서 살았던 것 같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방과 후까지 도서관에 안 갔던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 중학생부터는 도서부원이라 자연스레 책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고등학생 때는 바빠서 교과 과정에서 필수로 읽어야 하는 책들만 읽었다. 이런 12년의 학교생활 중에서 신기하게도 내가 책을 가장 사랑했던 시기는 초등학생 때였다. 그때 우연히 접했던 한국고전문학과 제로니모의 모험 시리즈 책은 아직도 기억나는 책이다. 학교 쉬는 시간에, 밤에 자기 전에 책의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참지 못하고 틈틈이 읽었던 기억이 난다. 누가 강요해서도 아닌, 필요에 의해서도 아닌 그저 우연히 도서관에서 접한 책들이 지금까지도 나의 언어 습관이나 독서 습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걸 느끼면서 책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깨닫고 있는 중이다. 우리 사회가 책을 읽어야 한다고만 하지 말고 사람들이, 그중에서도 특히 아이들이 조금 더 책과 접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오후도 서점 이야기가 잇세이의 성장 과정과 치유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별은 잇는 손은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그린다. 서점의 경영은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손님이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서점이 가야 할 길은 어디인지 등에 관한 고민들도 함께 나온다. 이 책은 어쨌든 소설이기에 주인공의 고민들은 예상했던 대로, 또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해결이 되기도 한다. 나도 분명히 잘 풀릴 거라는 걸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후도 서점의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책을 읽었다. 아마 이 소설 속의 책과 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나에게도 전달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서 한 번쯤은 일어날 법한 흔한 일상의 이야기지만, 어느 부분에 있어선 가장 소설 같은 매력을 보여준다. 마치 영화 '리틀 포레스트'처럼 일상생활에서 지칠 때, 위로와 소소한 행복이 필요할 때 이 책을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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