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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나만의 시간입니다

[도서] 지금은 나만의 시간입니다

김유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혼자'의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끔 만드는 책.

올해 들어 실천하고 있는 새벽 기상도 김유진 변호사님의 이전 책을 읽고서였다. 일어나서 간단하게 따뜻한 차 한 잔과 독서를 하거나, 그 전날 못다 한 공부를 하거나 하면서 새벽시간을 보냈다. 딱히 다른 일을 할 것도 없거니와 기왕 일어난 거 생산적인 활동을 하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의 정신이 대화와 휴식을 원하는 것도 모른 채로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난 이후로 5분에서 10분 정도는 창밖을 보면서 가만히 앉아있는다. 해가 뜨는 걸 보기도 하고, 차가 움직이는 걸 보기면 하면서 요즘 내가 힘들게 생각하는 건 없는지, 어느 부분에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는지 같은 걸 생각한다. 잘한 행동은 칭찬해 주기도 하고 못다 이룬 목표는 나를 다독여주며 다시 하면 된다고 응원해 주기도 한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를 지내다 보니 생각보다 자존감이 많이 늘었다. 원래도 낮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남의 이야기에 더욱 휩쓸리지 않게 된 게 큰 것 같다. 더군다나 내가 나를 믿어주는 시간을 가지니 행동에도 확신이 생겨서 더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돌이켜보니 나는 다른 사람의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이 될 기회를 놓친 게 아니라 그 대신 다른 걸 이룬 것이었다. - p.39

하지만 나 자신이 얼마나 특별하고 괜찮은 사람인지, 지금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생각할 기회는 흔치 않다. - p. 40

근래의 사회는 남들과 나를 비교하기 정말 쉽게 만들어놨다. 당장 인스타그램만 들어가도 주변 사람들의 빛나는 순간들을 가벼운 터치 한 번으로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특히 자기 자신을 다그치는 경향이 정말 강하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쉼'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건데, 이 때문에 쉬려고 시간을 내도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고 만다. 이런 부분으로 인해 청년세대 전반에 번아웃이 오면서 한때 대한민국 서점의 에세이 칸은 전부 쉬어도 된다는 말을 해주는 책들로 가득했다.

나도 위로의 말을 건네는 책들을 읽었었다. 다만 그다지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없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이유를 알았는데, 그건 결국 '남'이 해준 말이기 때문에 그런 거였다. 작가가 아무리 공감되는 상황을 썼다고 해도 결국 내가 될 수는 없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는데, 내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해주지 않으니 위로가 될 턱이 없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내가 하는 행동들에 칭찬을 많이 해주는 편이다. 아침에 알람을 잘 듣고 일어났다든지, 오늘도 꾸준히 운동을 나갔다든지, 집밥을 해먹었다든지 같은 것들 말이다. 자취를 하고 나서는 내가 나의 삶을 오롯이 살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와 대화할 시간이 많이 생긴다.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그게 나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잊지 말자. 내가 듣고 싶은 말을 가장 잘 해줄 수 있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다.

 

때로는 앞으로 질주하는 것보다 잠깐 멈춰 나쁜 습관을 먼저 고치는 것이 더 큰 발전을 가져오기도 한다. - p.112

스스로 문제라고 느끼는 면을 절제하는 것은 정신적으로 큰 만족을 안겨준다. - p.122

처음에 이 문구를 봤을 때 절제라는 걸 내 삶에 적용할 만한 부분을 생각하느라 막막했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내 삶의 안 좋은 습관들을 절제하고 있었다. 늦게 잠드는 습관 때문에 다음날 출근이 힘들어 일찍 자기 시작했고, 눕기만 하면 잠드는 성향 때문에 침대에는 잘 때 빼고는 눕지 않게 되었다. 이런 습관들은 문제가 되는 부분을 고쳐줄 뿐만 아니라, 생산성을 높여주고 수면의 질 향상과 건강 증진 등 여러 가지 삶의 이점들을 가져왔다. 내가 고친 건 단 몇 개의 습관뿐인데 이들이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컸다.

이런 습관들을 고쳐나가면서 내가 내 삶을 통제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꼈고, 이는 내 삶을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켜 나갔다. 일단 자존감이 오르니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들을 하게 되고 덩달아 기분전환도 되면서 내 삶이 더욱 쾌적해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좋은 습관 하나를 기르는 것만큼 나쁜 습관 하나를 잘라내는 것도 힘들다.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전에 나쁜 습관들을 먼저 없애 내 삶을 제로베이스로 만들어 놓고 시작하면 2배 이상의 효과가 날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나쁜 습관들을 없애니 시간이 많이 생기고 정신이 맑아져 생산성과 자기계발 능력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이 모든 일을 억지로 한 적도, 대단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일부러 한 적도 없었다. - p.127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그냥도 이유가 될 수 있다. - p.169

한 번 시작한 걸 꾸준히 유지하려면 습관을 넘어 일상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도록 반복해야 한다. - p.209

이 문구들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도 이런 과정으로 여러가지 일들을 시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3년 간의 힘든 고교 생활 겸 취준 기간을 지내고 취업 후에는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았다. 공부라는 과정 자체에 신물이 나있기도 했고,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했던 공부는 세 발의 피였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취업 후 어느 순간 SNS 콘텐츠들이 따분해지기 시작했다. 의미 없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삶이 무료해진다는 생각이 들 때쯤 독서와 운동, 블로그 같은 것들을 시작했다. 벌써 시작한 지 2년가량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 이들도 처음에 시작할 때는 약간의 호기심만 가지고 시작했었다. 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이 들었고, 이제는 주기적으로 꾸준히 작성하지 않으면 어색함을 느낄 만큼 내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처음에는 잘 모르고 어색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까지 알려주는 내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냥 호기심에 시작한 일들이 어느새 내 삶을 바꿔놓고 있었다.

 

누구를 위해 강제로 해야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해낼 수 있는 일이라서 한다고 생각하면 모든 일이 쉽게 느껴진다. - p.159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어떤 방식으로든 나에게 도움이 된다. 그 사실을 처음 느낀 건 취업 준비를 할 때였고, 사회에 나와서는 더 절실히 느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공부가 취업 방향을 트는 데 도움을 주었고, 내가 왜 해야 하나 하며 짜증을 냈던 일은 업무를 알아감으로써 여유가 생기게 도와주었다. 공부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공부하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하기 싫어지는 것처럼, 강제성을 띄게 되면 당연히 일이 하기 싫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는 없는 법이니, 그런 상황 속에서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일을 하게 되면 조금 더 기분 좋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모든 건 나를 위한 일이니 말이다.

 

누군가는 우리에게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하고 계속 달릴 수 있다는 새로운 동기를 부여해 줘야 한다. 그리고 이 역할은 다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다. - p.205

근래에 번아웃을 느끼면서 나 자신을 돌봐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지쳐있다는 건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자기자신을 다그치기만 했었다. 내가 한 일에 대해서 이렇다 할 보상이 없으니 스트레스가 한계치를 넘어서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 때문에 무기력증을 느끼기 시작할 때쯤 이 책을 읽었었는데, 이 문구를 읽고 나서야 내가 나를 칭찬하는 데 인색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말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걸 어색해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도 표현하는 걸 어려워한다. 하지만 내가 나에게 해주는 말은 굳이 입 밖으로 내뱉을 필요가 없다. 내가 잘하고 있나? 하는 의심이 들 때 확신을 줄 수 있고, 해야 할 일들을 끝냈을 때에도 수고했다고 일상 속에서 늘 말해줄 수 있다. 어떤 일을 수행함에 있어서 확신은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이 일들을 해나가기 위한 중요한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믿어주기 시작하면 타인이 뭐라고 말하든 이미 단단해진 마인드에는 상처 하나 입히지 못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평범함의 행복'이라는 부분이 나온다. 평범하게 출근하고 퇴근해서 자기계발을 하고 밥을 먹는 그 일상이 얼마나 유지되기 힘든지를 생각하면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을 작성하고 있는 이 순간도 감사하게 느껴진다. 내 삶을 짓누를 만큼 큰 걱정거리 없이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들을 찾아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문득 벅차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내다 보면 정말 못 해낼 게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저자의 이전 책이 새벽 기상의 이점과 실천 이유에 대해 말해주는 책이었다면, 이번 책은 조금 더 섬세하게 설명해 주는 책이다. 굳이 새벽이 아니어도 혼자만의 시간을 왜 가져야 하는지, 그래서 왜 본인이 새벽 기상을 실천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나도 이미 알고 실천하고 있던 부분도 있고,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시도해보게 되었다. 번아웃이 온다거나 인생에 무료함이 있을 때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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