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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

[도서] 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

데보라 레버 저/이로미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들어가며,

 

<어머님, 한 학기 동안 지켜봤는데 아이에게서 약간 경계성°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경계성 지능°: 심리학적으로 확인된 지능 검사를 통해 판별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지능 검사는 웩슬러 지능검사다. 소검사별 지능 지수를 총합해 계산한 전체 지능 지수로 경계선 지능 여부를 판가름한다. 검사결과 IQ 70-79에 속하며 IQ 70 미만인 경우부터 지적장애로 구분하기에 지적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경계선으로 분류되는 상태로 느린 학습자라고도 한다.

 

5분만 시간 내실 수 있으세요? 하며 자리를 만든 아이 유치원 담임 선생님이 건넨 첫 문장이었다.

 

데보라 레버 저자의 <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를 읽은 것이 마침 이런 상황이 일어날 때를 대비한 것인지, 어제까지 읽었던 책의 단어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나왔다.

신경다양성, ADHD, ADD, 서번트증후군, 비전형적인 아이들.

 

<네 저도 긴가 민가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침묵) ... 한 번 검사를 받아볼께요. 국공립유치원 연계된 곳도 있다하셨으니 거기로 가볼게요.>

 

하고 담담하게 말하며 돌아서 나왔지만,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와 어제 읽다가 덮어둔 책을 첫 장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다.

 

 

책 속으로,

 

뭔가 아이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다른 한편으로 저명한 소아과 의사에게 큰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을 듣거나 인터넷, TV, 기사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말이 나오면 별문제 아닌 듯 스스로 마음을 다독였다. p25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긴장하는 부분은 우리 아이의 행동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고 느낄때다. 그런 순간을 맞이할 때마다 혹시 우리 아이가?’ 하다가도 <금쪽같은 내새끼>같은 유수의 육아프로그램들을 보면서 그래 아이들이 그런 면이 있지.’ 하면서 한시름 맘을 놓곤 했다. 가장 두려운 말은 <어머니, 아이가 이런 행동을 보이는데 보신 적 있으신가요?> 같은 특출나게 남다른 행동을 하는 아이를 향한 감지의 의견을 전할때. 그런 말을 전해 들을 때마다 뭔가 잘못한 일을 들킨것만같은 조마조마함과 씁쓸한 자책감을 함께 느끼곤 했다.

 

가장 친한 친구 몇 명과 내 동생, 부모님 외에는 우리가 얼마나 힘든지 아무도 몰랐다. 누군가가 애셔가 보이는 행동의 문제점을 차곡차곡 정리해 설명하고 고칠 방법을 알려주면 시키는 대로 할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중략) 우리와 비슷한 일을 겪는 가족은 세상 어디에 있는 것일까?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이고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그런 것이 있기는 할까? 왜 나와 남편은 세상에서 이런 문제로 씨름하는 부모가 오로지 우리뿐인 것 같다고 느낄까? p26

 

이듬해 가을 애셔는 영재아동을 위한 사립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지 두 달 만에 우리의 기대는 와르르르 무너졌다. 이때 나는 애셔의 같은 반 친구들은 물론 담임교사까지 애셔가 하는 행동(그들에게 이상하고 잘못된 것으로 보이는)이 무엇이든 다 틀렸다고 단정한다는 것을 알고 상심했다. 아이는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었다. p29

 

나의 자녀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부모가 맞게 될 좌절감은 얼마나한지, 그 좌절감의 기원은 아마도 정상성이라는 기준에 맞춰진 공교육 때문일 것이다. 우리 교육에서 다양성은 얼마만큼 존중받을 수 있을까? 다양성이라는 꽃망울 속에 든 아이의 자질은 얼마나 꽃 피울 수 있을까? 그것이 힘듦을 안다. 그렇기에 아이가 맞이하게 될 모든 평가, 친구들의 반응, 나아가 조력자이며 평가자가 되는 선생님까지, 모든 부분에서의 걱정이 시작된다.

 

학교라는 체계에서 사고방식이 특이하거나 평범하지 않은 아이들이 욕구를 충족하기란 불가능한 곳임을 새삼 깨달았다. p33

 

그럼 이 책에서 말하는 신경다양성은 어떠한 모습을 지칭하는 것일까?

 

두뇌회로가 다른 것은 왼손잡이가 별나지 않은 것과 같은 맥락으로 취급해야 하지만, 어쨌든 지금 우리는 위기를 겪고 있다. 오늘날 어린이의 약 20퍼센트는 그들이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방식이 불편하거나 현실에 도전적이라는 이유로 학교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책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의 신경생리학적 다름은 사회에서 창의적이고 복잡하며 중요한 무언가가 될 수 있다는 지지를 받기는커녕 결핍으로 평가 받는다. p41

 

ADD/ ADHD

그러면 ADHD가 무엇인지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아동의 학습과 주의력에 관한 훌륭한 온라인 자원인 understood.org에 따르면 ADHD는 뇌와 관련된 흔한 증상 중 하나다. ADHD는 대표적인 증상인 과잉행동 외에 여러 가지 부정적인 성향이 따른다. 가령 집중력 결핍, 헛된 공상, 산만한 행동, 충동성, 급한 성미, 끊임없는 방해, 둔한 눈치, 안절부절못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 이들 성향을 종합해보면 왜 ADHD 성향의 아이가 교실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영재성

앨리스(교육심리학자/취학 전 아동 전문가)는 영재성은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영재성은 인정하고 지원해야 할 신경다양성 중 하나라는 것이다. 실재로 재능이 출중하다는 것 자체가 특수교육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영재성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하나 이상의 분야에서 뛰어난 수준의 적성(추론과 학습에 특출한 재능을 보이는), 또는 역량(성과와 성취가 상위 10퍼센트에 들거나 희귀한 기록을 보이는)이 있는 사람을 말하며, 각각의 상징체계가 있는 구조화된 활동(수학, 음악, 언어 등)이나 감각운동 기술의 집합 활동(그림 그리기, 무용, 스포츠)으로 나타난다.

 

쉽게 말하면 영재아동은 다르게 생각하는 아이로 두뇌회로가 다른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필요를 충족해주지 못하는 제도 안에 갇혀 있다. 영재아동의 범상치 않은 욕구를 육성하고 지원해 그들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학습차이/ 학습장애

학습차이는 신경학적 처리 문제로 읽고 쓰고 수학 문제를 푸는 것부터 계획과 정리, 추상적 사고와 기억, 주의 집중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서 어려움이 나타난다. 학습장애 하면 보통 난독증을 떠올리는데 이는 읽기 유창성(쉽게 쓰고 말하는 능력)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로 가장 흔히 보이는 유형이다. 이보다 덜 알려진 학습장애에는 필기(쓰기)장애, 계산(수학)장애, 실행기능 부족, 느린 처리속도 문제, 비언어 학습장애, 소리처리장애, 시각정보처리장애 등이 있다. 사실 학습장애는 일단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정확히 뭐라고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운 탓에 종종 잘 알아채지 못한 채 넘어가거나 학교에서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다.

 

우리 사회는(미국을 지칭) 장점보다 단점에 집착하며 교육자, 심지어 부모조차 아이들이 잘하지 못하는 것에 집중한다.

 

아이가 이중으로 예외적인 아이로 밝혀져도 현실적으로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가장 주된 이유는 이중으로 예외적인 학습자는 가르치기에 매우 어려운 아이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가진 개인적 특징에서 나아가 가족의 측면에서 발생하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두뇌회로가 다른 아이의 필요를 충족해주려면 훨씬 많은 시간, , 에너지가 들어가는데 이 아이에게 전형적인 형제나 자매가 있다면 그 아이들은 또 어떻게 돌봐야 하는가?

 

한 엄마가 두뇌회로가 다른 큰 아들과 전형적인 작은아들 간의 관계를 지켜주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이건 전적으로 우리 집에도 해당하는 내용이라 책의 내용이 내 이야기처럼 읽혔다.

 

엄마는 두 아들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두뇌회로가 다른 큰아들이 동생에게 하는 행동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님을 아는 엄마는 큰아들을 지켜주고 싶은 동시에 전형적인 둘째 아들의 정서과 건강도 지켜주고 싶은 딜레마에 빠진다. p88, 89

 

Part1에서 신경다양성 아이를 키우며 겪게되는 현실적인 문제들과 부모들이 겪는 심리적인 문제들을 깊이 있게 살펴보았다면, (자괴감에 빠진 마음을 정성껏 돌봐주는 효과를 경험하고)

 

Part2에서는 어떻게 현실적으로 남다른 아이들을 키워나갈지, 실제 저자가 운영하고 있는 틸트 페어런팅(TiLT Parenting)을 활용하며 솔루션을 제시한다.

 

18가지 Tilt를 제안하는데 나는 그중에서 다섯 가지 Tilt를 내게 적용해 보았다.

 

Tilt2 고립에서 벗어나 필요한 사람을 만나자

(누구에게도 털어놓고 싶지 않은 비밀의 문을 연 듯, 선생님과의 짧은 면담에서 그간 은근히 나를 따라다니던 고민을 털어놓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했다. 선생님께서 교육청에서 운영중인 특수교육 관련 공문이 내려오는대로 연락을 주시겠다고 했다. 아이가 학교의 일과를 소화하며 활동보조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Tilt4 아이의 현실을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자

(부정과 외면이 가장 쉬운 현실도피 방법이지만, 이것은 전적으로 나만의 문제가 아닐뿐더러(앞으로 아이가 맞이하게 될 사회생활의 시작점) 나는 적극적인 조력자가 되어야 함을 깨달았다.)

 

Tilt6 아이 맞춤형 시간을 가동하자

(공식적인 방학이 시작되었지만 실제로 유치원 친구들 90%이상이 등원한다. 정규일과가 아닌 방과후 수업위주로 돌아가지만 그래도 전체 출석률과 반 아이들의 리듬은 계속해 등원 모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는 40여일의 방학을 다 누리기로 했다. 방학 기간은 전적으로 가정보육을 하겠다고 했다. 현재 우리 아이 수준에 맞는 발달 프로그램 모색.)

 

Tilt10 자기돌봄을 끈질기게 실천해보자

(엄마로서 드는 자괴감에서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은 그 부분을 독려한다. 쉽지는 않지만 분명 아이와 한 팀이 될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치지 않기 위한 셀프 모티베이션에 딱 인 책이다.)

 

아무리 바빠도 일상생활에 자기돌봄을 끼워 넣을 방법은 언제나 있다. 자기돌봄을 삶에 끼워 넣는 것은 자기돌봄이 무엇인지 재정의하는 것만큼 간단한 것일 수 있다. 앞서 이미 다뤘듯 자기돌봄은 거창하거나 큰 비용이 들거나 완전히 빠져들 필요가 없다. 내가 보기에 아침 출근 시간에 팟캐스트나 라디오 듣기,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에서 카푸치노 한 잔 건네받기, 따뜻한 물에 몸 담그기도 의식적으로 하면 자기돌봄이 될 수 있다.

 

Tilt11 부모로서 ‘~ 해야한다는 불가능한 기대를 내려놓자

우리는 날마다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서점에 진열된 책을 보면서 남들을 따라 하고 싶은 작은 충동을 느낀다. 부모로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기대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주변의 온갖 잡음 속에서도 우리 내면이 편안해질 수 있다는 걸 이해했음을 의미한다. 미디어가 우리가 부모로서 일을 잘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은근히 내보내는 때가 언제인지 알아내는 것은 중요하다. 주스를 만들 때 과육을 걸러내듯 육아 미디어를 필터에 넣어 우리 상황에 긍정적이고 유용한 것만 취하고 나머지는 그냥 흘려보내야 한다.

 

 

각 틸트 단계에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먼저 에피소드로 풀고, 나아가 이 경험을 통해 배운 것들. 그리고 틸트화를 거쳐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의 답하는 과정에서 이 상황에 적합한 태도를 독자 스스로 내재화하게 돕는다.

 

현실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는 게 내게, 나아가 그 영향을 받는 아이에게 더 유리한지를 깨닫게 해준다.

 

나오며,

 

 

아이를 기르는 일은 한마디로 끝이 없는 일이라고 보면 돼.” p79

 

이 말이 사무치게 와 닿는다.

세상 앞에 두려울 것 없이 고개를 들고 나아가던 내가 한없이 겸손해지고 고개 숙이는 날들이 늘어간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너무나 두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저 이 길을 간 육아 선배는 <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이야>라며 어깨를 도닥여준다.

 

아이는 알고 있었다. 여섯 살인데도 알고 있었다.

여러 해 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았을 때 우리는 애셔를 앉혀 놓고 새로 알게 된 것을 말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아이는 그렇지, 그게 맞는 것 같아요라고 했고 아이가 보인 감정은 안도감이었다. 아이는 망가진 것도, 나쁜 것도, 잘못된 것도 아니었다. 다만 두뇌회로가 다른 것뿐이었다.(사실 아이는 자기 두뇌회로가 남들 것보다 더 좋다고 했다.) p367

 

가족끼리 자아발견 사고방식을 적극 조성하고 있는가? 남들이 아이의 신경학적 다름을 더 잘 이해하도록 자주 대화를 나누는가? 벌을 주거나 문제 행동만 다루기보다 아이 자신이 누구인지 알도록 도와주는 데 초점을 맞춰 힘든 상황과 어려움을 다루고 있는가?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길에 던져주는 질문처럼 다가왔다. 신경다양성 분야가 아니라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어떤 부분에서 여느 아이들과 다른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도움이 될 만한 견해들을 풍부하게 담고 있는 책이다. 육아하는 부모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이다.

 
 * Yes2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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