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길을 걷다가 우연히 가로수를 보게 되었는데, 높은 가로수의 무성한 잎이 가로수의 잎이 아닌 덩쿨식물의 잎이라는 걸 문득 깨닫게 된 적이 있습니다. 덩쿨식물이 어찌나 왕성하게 자라났는지 가로수를 모두 덮고 마치 그 나무인양 하고 있는 모습이 조금은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이처럼 지극히 수동적일 줄 알았던 식물들도 그 나름의 세계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식물이 치열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식물과 식물, 식물과 병원균, 식물과 곤충, 그리고 식물과 인간 등 오로지 식물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새롭고 흥미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