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데 자꾸 가고 싶은 조금 특별한 편의점 이야기 『불편한 편의점』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는 남자 독고는 핸드폰을 잃어버린 염 여사와 인연이 되어 그녀가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하게 된다. 독고는 always 편의점의 밤을 든든하게 지켜준다. 알콜성 치매가 있긴하지만 생각보다 일을 꽤 잘 해낸다. 어눌하고 굼떠보이지만 어느 새 사람들은 묘하게 독며든다.
그 외 등장 인물 20대 취준생 알바생 시현, 50대 생계 형 알바생 오 여사, 참참참 세트와 혼술로 스트레스 해소하는 회사원 경만, 30대 작가 인경, 편의점을 노리는 염 여사의 아들 민식, 민식의 의뢰를 받고 독고를 미행하는 사설탐정 곽.
저마다 삶의 무게, 현실적인 고민과 문제들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의 시선에서 보는 독고, 그리고 독고가 건네는 관심이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고 공감을 끌어낸다. 시현은 독고에게 편의점 업무를 알려주다가 독고가 건넨 한 마디에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아들과 관계가 좋지 않은 오 여사의 하소연을 듣던 독고는 아들과의 관계를 풀어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글쓰기에 매달리는 인경은 취재차 대화를 나누면서 용기를 찾게 된다.. 이 외 인물들도 독고에게서 영향을 받아 감명받기도 하고 위로를 받게 되는 『불편한 편의점』
그렇게 사람들은 독고에 대한 오해가 점점 풀리고 이야기 후반에 보여주는 독고의 반전은 놀랍다. 점점 기억이 돌아오는 독고는 지금을 살아내기로 한다. 그리고 큰 결심을 하게 되는데.....
사람으로부터 단절될 뻔한 코로나 시국의 시점에 맞물려 나왔던 이야기라 낯설지 않은 배경이었다. 게다가 너무나 현실적이고 주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인물들이라 그런지 친근하게 느껴졌다. 서로에게 영향을 받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하고.. 불편한 편의점을 왔다갔다 하면서 사람들과 마주치고 대화하면서 흐르는 이야기는 유쾌하면서도 잔잔한 위로가 담겨 있다. 삶은 관계이고 소통이라는 메세지가 강하게 닿은 『불편한 편의점』
참 따숩다... :D
누구에게나 되는 일이 하나도 없고, 자꾸만 주저앉게 되고, 잘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때가 잊지 않나.. 책 속의 인물들에게는 자신의 힘듦을 들어주고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이 독고였다. 그냥 말 한 마디와 작은 관심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되어 마음을 단디 할 수 있게 도와준 독고 덕분에 웃으며 볼 수 있었던 『불편한 편의점』
작은 관심이 큰 힘이 되어 줄 .. 나도 그런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
■ 책 속 문장 Pick
시간은 그 차이를 알려주었다. 스타트라인부터 앞선 놈들은 해가 거듭할수록 여유가 생겼고 능력과 돈을 축적할 수 있었다. 반면 이제 경만은 탄약이 고갈되어 곧 맨몸으로 돌진해야 하는 참호 속 병사가 된 심정이었다. 아무리 벌어도 써야 할 돈은 늘어만 가는 반면 자신의 체력은 갈수록 깎여나가는 게 느껴졌다. 유일한 장점이던 성실함과 친절함의 바탕은 체력이었고, 나이가 들어가며 딸리는 체력은 성실함과 친절함을 무능력과 비굴함으로 변화시켰다. 체력은 정신력조차 지배하게 되어 멘탈이 털리는 날이 늘어갔고, 곧 대표와 동료들의 무시로 돌아왔다. (p.115)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지난가을과 겨울을 보낸 ALWAYS편의점에서, 아니 그 전 몇 해를 보내야 했던 서울역의 날들에서, 나는 서서히 배우고 조금씩 익혔다. 가족을 배웅하는 가족들, 연인을 기다리는 연인들, 부모와 동행하던 자녀들, 친구와 어울려 떠나던 친구들……. 나는 그곳에서 꼼짝없이 주저앉은 채 그들을 보며 혼잣말하며 서성였고 괴로워했으며, 간신히 무언가를 깨우친 것이다. (p.252)
봄이다. 따뜻한 소설, 공감되고 위로가 되는 소설을 찾는다면 이 책, 『불편한 편의점』 !!
오래오래 사랑받을 소설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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