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이길 바라는 이야기들 『공존하는 소설』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다. 위기의 시대라면 사람과 사람의 이어짐과 연대의 중요성은 크다. 그럴때일 수록 함께하는 열린 공동체, 공존뿐이라고 말한다. 따로가 아닌 같이 함께 하는 것을 지향하며 우리는 포용하며 관용으로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라는 이야기.
안보윤 │밤은 내가 가질게
서유미 │에트르
서고운 │빙하는 우유 맛
최은영 │고백
김 숨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김지연 │공원에서
조남주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
김미월 │중국어 수업
개인적으로 최은영 <고백>이 가장 좋았다. 주인공 미주는 수사가 된 종은에게 고해성사를 하듯 지난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꺼낸다.
미주, 주나, 진희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친구인데. '그냥' 친구가 아니라 '서로 좋아하는 친구 사이'였다. 성향도 다르고 공통점이라고는 없는 관계이지만 그들은 누구보다도 잘 지냈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은 레즈비언이라고 고백하는 진희. 이해하고 괜찮다 말해주길 바랐을지도 모를 진희에게 주나는 역겹다는 말을 내뱉었고, 미주는 재차 확인하곤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아마 표정에서 속내가 들켰을지도...
그렇게 진희는 생각과는 달리 친구들이 등을 보였음에 큰 상처를 받았고, 결국 진희 자신도 세상에 등을 져버리고 만다. 남은 주나와 미주의 관계도 완전하게 틀어져버리는데......
시간을 되돌려 어느 한순간으로 갈 수 있다면 그때로 가고 싶다고 미주는 간절히 생각했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야기해 줘서 고맙다고, 나는 너의 편이라고 말할 거라고, 너를 그렇게 외롭고 아프게 하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그때의 미주는 더듬거리다 끝내 아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p.118~119) _ <고백>
너무나 아픈 소설이었다. 진희에게 둘 중 한 명이라도 '괜찮다', '이야기해줘서 고맙다', '너를 이해해', '난 네편이야' 등등.. 의 말을 건넸더라면 어쩌면 진희가 세상을 등지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용기 낸 고백이 이렇게 비극일 수 있으려나.. 진희도 안타깝지만 미주와 주나 사이가 완전하게. 정말 완전하게 틀어진 모습이 마음이 좋지 않았고, 씁쓸했다... 만약 내가 미주나 주나였다면 진희에게 과연 어떤 말을 건넬 수 있었을까. 지금의 나라면 '그게 왜. 뭐 어때서' 라고 말해줬을 것 같다.
그런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밤. 나를 오해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이용할지도 모를, 그리하여 나를 낙담하게 하고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여 주고 싶은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만 구할 수 있는 마음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고 나의 신에게 조용히 털어놓았던 밤이 있었다. (p.131) _ <고백>
그 외에도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담은 여덟 편의 소설이 담긴 『공존하는 소설』.. 창비교육테마소설 중 가장 와닿음이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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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