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의 전통과 규율을 무시한 어찌보면 다소 우매한 대중의 의견은
몸서리치게 무섭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너무나 급히 변하고, 크게 변하기 때문에
대중의 인구에 회자될라치면 하루아침에 영웅이 되는가 하면, 보이지 않는 칼이
되어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대단한 여론의 힘, 가히 아름답지 만은 않더라.
유럽의 중심인 대영제국의 여왕이 말 그대로 '국민의 시종'이 되어 21세기를 살아가는
모습은 안스럽기 그지없다. 이 모습은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가
자식을 대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듯 했다.
매일 매일 놀람의 연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몰라도 아는 체 해야하고, 또 알아도 모르는 체 해야하는 여왕 그리고 어른.
고개꺾인 뒷모습이 안타깝기만 했다.
영국영화답게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슬픈영화다.
감독은 <미세스 핸더슨 프리젠츠>에서의 깊은 감동을 한껏 더했다.
헬렌 미렌의 완벽한 연기. 찰스 황태자역과 토니 블레이총리역을 훌륭히 소화한 배우들.
곳곳에 감동과 감탄이 숨어있다.
영국왕실의 진면목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멋진 영화.
영국영화는 미국의 그것보다 수심이 깊다, 확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