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책장을 넘길 때 그 어떤 드라마, 영화보다도 긴장하고 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완간되기까지 무려 22년, 채 완간되지 않은 작품이 연재가 끊어질까 걱정하며 마지막 권을
손에서 놓기가 너무나 아쉬웠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리나라 만화의 전성기는 채 꽃피지 않은 채 시들고 말았다..
그 시기는 아마도 80~90년대가 아닐까?
그 시절만해도 서점가에는 무수히 많은 종류의 만화잡지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만화잡지를 모으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리고 작품들의 수준도 녹록치 않았다.
한국만화사에 기리 남을 대작들도 그 시절에 많이 나온 듯 하다.
그리고 그러한 작품들 중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바로 김혜린 님의 북해의 별이 아닐까?
요즘 아이들은 이 작품을 보고 쉽게 손이 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머리가 긴 금발에 빛나는 눈동자,
프랑스의 혁명의 역사, 자유와 사랑을 노래하는 시들..
뻔한 순정만화라고 쉽게 보아 넘겨 버리겠지만..
최근에 이런 뻔한 이야기를 쉽게 만날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감상에 젖고, 감성에 푹 빠져버릴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북해의 별을 아직 읽지 않은 20, 30대는 물론이고,
청소년들도 쉽게 손이 가지 않겠지만, 그래도 한번 읽기 시작하면 쉽게 손에서 놓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80년대, 90년대의 향수를 함께 공유하게 될 것이다..
80년대 군부독재의 시절에 민중들의 자유와 혁명을 노래하는 프랑스가 배경이 된 것도 단순히 서양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던 시절의 여타만화들과는 다른 점이다. 작품은 사랑과 낭만을 이야기하면서도 다른 작품과 비교할 수 없는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 속 깊은 감동을 느끼게 하는 것이겠다. 아마도 군부독재 시절, 이 책을 읽던 비견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나름의 지식에 기대어 그 마음을 한껏 느껴보려했다...
화려한 꽃이 한 시절을 채 지나지 못하고 시들어 버리듯..
[북해의 별] 과 같은 작품이 한낱 추억이 되어 헌책방 책장에서 조차 찾아보기 힘든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