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기간: 2023.7.24~7.27>
신이 어떻게 인간 세상에 현신했냐는 물음은 차치하고 신이 현신해서 내려온 세상에서 신이 죽었다는 상상에서 시작되는 이 소설은 굉장히 신선하다. 나는 이 소설의 신에게 매력을 느낀 부분은 신이 미국의 정치인 상원의원이나 로스차일드 가문이 부자로 현신한 것이 아니라 수단의 난민여자로 내려왔다는 것이다. 신은 늘 낮은 곳으로 내려온다는 말이 있듯이(무교인 나에게는 사실 저 말이 사실인지도 모른다. 그냥 어디서 들은 이야기니 혹시 종교를 믿는 분 중에 기분 나쁜 분이 있다면 양해를 구한다) 지구에서 내전을 겪고 있는 가장 가난한 나라의 국민으로 그것도 여자의 모습으로 내려왔다는 것이 신을 믿든 믿지 않던 마음속에 그리고 있는 신 의 모습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신이 죽은 뒤로 세상 사람들은 여러 가지 행동을 보인다. 신부와 수녀가 집단 자살을 하고 어린아이를 숭배하며 기억을 지우는 업체가 나타나는 등 전 세계는 광기에 빠진다. 실제로도 유일신을 많이 믿는 기독교 문화권,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나타날 수 있는 모습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은 집단 자살을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편이었다. 신이 죽었다는 방송을 보고 가족을 잃은 대학생끼리 모여 집단자살을 계획하는데 결국 일부 실패하고 살아남는다는 이 이야기는 마지막에 살아남은 중년이 된 인물의 독백으로 끝을 맺는다. 신이 죽어도 세상은 계속되고 인간은 여전히 살아남았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권이라 기억에 남는다.
신이 없어도 인간은 살아가고 자연도 그대로면 현실에서 종교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든다. 일전에 물리학자인 김상욱 교수도 그랬고 사피엔스 저자인 유발 하라리 또한 종교가 우리 인간에게 주는 것은 인간이 평등하다는 그 믿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두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 또한 동일한데 종교의 역할은 우리사회를 통합하고 인권이라는 큰 권리를 사람들에게 인식시킨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한다.
‘신이 죽었다’라는 신선한 명제로 시작한 소설. 우리에게도 종교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신선한 명제를 가지고 있는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분께 그리고 종교 관련된 책을 읽고 그와 연관된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분께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