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ABC』는 “지구과학이나 환경 관련 전공 지식이 전혀 없는 독자들이 기후변화, 기후 위기, 아니 기후 비상에 처한 오늘의 지구환경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지침서”(4쪽)이다. 추천사는 이 책이 “중요한 지식, 간결한 설명, 생생한 일러스트의 환상적 조합”(7쪽)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고 말하는데, 과연 올컬러(!) 그림과 그래프가 매 페이지마다 나와서 독자에게 텍스트의 압박감을 선사하지 않는다.
띠지처럼 강조된 앞표지 하단에는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기후위기의 모든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앞날개에는 저자 다비드 넬스와 크리스티안 제러의 소개글이 있는데, 여기에서 이 책의 정체성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솔직히 고백하면 두 사람 모두 두꺼운 전문 서적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기후변화에 대해 알기 쉽게, 학문적으로 정확하게, 짧은 텍스트로 정리되어 있는 책을 찾고 또 찾았다. 그런 책은 없었고 두 사람이 직접 책을 써보기로 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두 저자는 과학자가 아니라 경제학자이다. 그래서인지 『기후변화 ABC』는 기후변화의 기저에 있는 과학적 원리에만 치중하지 않고, 기후변화가 지구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문과적(?) 언어로 기술한 책에 가깝다.
나는 『기후변화 ABC』가 환경 교육 분야에서 개념어 사전으로 활용하기에 좋다고 생각했다. 일단 그림이 많아서 눈길이 가는 데다가, 일곱 개의 장을 따라 차근차근 핵심 개념을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교양 과학책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 책은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기에 문장들이 조금 딱딱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오밀조밀한 인포그래픽을 자세히 살피며 읽다 보면 『기후변화 ABC』가 꽤 괜찮은 책이며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124쪽) 현재 관찰되는 기온상승현상은 산업화 초기부터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뚜렷하게 밝혀졌다. 달리 생각하면 이는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다. 우리도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기후변화를 그저 무기력한 태도로 대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