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이야기였다.
치매라는 가장 두려운 질병에 대해 맞서 싸우는 이야기는 '이게 가능해?' '정말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하게 하면서도 우리가 치매에 대해 얼마나 많이 모르는지 느끼게 했다.
영화 '스틸 엘리스'의 모델이기도 한 웬디 미첼은 치매를 처음 느끼게 되는 시점부터 치매의 증상들과 환자로서 겪는 일상을 자세히 서술한다.
머릿속에 안개가 끼고 여기가 어딘지 싶을 땐 안심되는 곳에서 한참 기다리면 안개가 걷히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자꾸 기억을 못해서 먹는 것도 잊어버리지만 휴대폰에 알람을 계속 설정해 놓고 밥도 먹고 약도 먹으며 일상을 유지해 나간다.
사람의 이름이나 만나서 했던 얘기와 추억은 기억 못해도 감정은 남는다.
'달'이라는 단어는 기억하지 못해도 달이 하늘에 떠있는 아름다운 것임은 느낀다.
설을 준비하면서 계속 치매에 관한 책을 읽는데 마음이 심란하기도 하면서 희망도 생기고 혼란스러웠다. 공경희 번역가님이 ''두려움으로 시작해서 감탄과 용기와 위로로 끝맸었다''라고 했는데 딱 내 마음이었다.
모든 치매 환자가 다 웬디 미첼 같지는 않겠지만 이 책은 기존의 치매에 대해서 가졌던 생각을 완전히 전복시켰다. 치매라는 이름이 주는 무시무시한 두려움과 병증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웬디 미첼을 소개해주신 김영하 작가님께 진심 감사하다^^
웬디 미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