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세에 비하면 손이 선뜻 쉽게 가는 책은 아니었지만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재밌어서 놀라웠다.
사피엔스, 이기적 유전자, 총균쇠 같은 책을 읽었다면 종의 기원 역시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책 앞부분에, 당시 유행하던 만연체로 인한 번역의 어려움을 읽으며 살짝 겁 먹었는데 읽어보니 읽기 수월했고 오히려 현대적인 느낌도 많아서 얼마나 번역에 수고로움과 고민을 했을지 느껴졌다.
''각각의 사소한 변이가 유용한 경우에 보존되는 원리, 나는 이것을 인간의 선택 능력과 대비해 자연 선택이라 부르기로 했다.''
이 책은 인간 진화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자연 선택에 대한 내용인데 물론 읽다보면 자연히 인간에 대한 부분까지 유추할 수 있다.
''내가 종의 변화라는 학설을 어디까지 확장시킬 것인가 하는 물음도 던질 수 있겠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기가 곤란한데, 그 이유는 우리가 고려 대상으로 삼고 있는 형태가 더 뚜렷이 다를수록 이 주장은 그만큼 힘을 더 잃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윈사상이라고도 표현되는 거대한 흐름의 시작이며 진정한 과학 고전인 '종의 기원'을 읽어서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