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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망각의 책

[eBook] 웃음과 망각의 책

밀란 쿤데라 저/백선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밀란 쿤데라를 읽고 있다.
오늘은 <웃음과 망각의 책>.
7개의 이야기로 되어있는데 단편 같기도 하다가 에세이 같기도 하다가 타미나라는 연결고리로 묶인다.

''아옌데 암살은 러시아의 보헤미아 침공에 관한 기억을 금세 뒤덮어 버렸고, 방글라데시의 유혈 사태는 아옌데를 잊게 했으며, 시나이 사막 전쟁은 방글라데시의 울부짖음을 뒤덮었고, 캄보디아 학살은 시나이를 잊게 했으며, 그런 식으로, 계속해서 그런 식으로 모든 사람이 모든 것을 깡그리 잊을 때까지 사건이 이어졌다.''

''가정된 의미를 홀연 잃어버린 사물들, 사물의 이치 속에 지정된 제자리를 잃어버린 사물들은(모스크바에서 교육받은 마르크스주의자가 점성술을 믿는 것처럼) 우리에게 웃음을 유발한다. 따라서 애초부터 웃음은 악마의 영역에 속했다. 웃음에는 어딘지 사악한 데가 있으며(사물이 여태껏 여겨지던 모습과 갑자기 다른 모습으로 드러난다.) 또한 웃음에는 편안한 안도감을 주는 측면도 있다.(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훨씬 가벼워서 우리를 더욱 자유롭게 살게 해 주며 엄격한 심각성으로 우리를 짓누르길 그만둔다.)''

이런 사유를 타미나를 통해 이야기로 구현한다. 죽은 남편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긴 지극히 사적이고 애정어린 편지를 찾기 위해 정치적인 문건이라 속이며 시어머니, 아버지, 오빠에게 힘들게 부탁하고 비싼 전화비를 들이는 모습은 절절한 공감을 하게 한다.

기억한다는 것, 잊는다는 것.
살다보면 적당히 잊으며 살아야겠지만 결코 잊으면 안되는 기억들도 있고 보잘것 없어보여도 꼭 간직하고픈 기억도 있다. 체코의 아픔을 망각하지 말고 웃음(쾌락, 성행위)에 뭉개버리지 말라는 느낌...

쉽게 읽히면서도 어렵게 다가오는 소설이었다. 밀란 쿤데라 소설을 몇 권만 읽으려 했는데 자꾸 말려드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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