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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축제

[eBook] 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저/방미경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인친님들이 꼽아준 밀란 쿤데라 베스트5에 이 책이 있어서 보지도 않고 읽었는데 이 책이 저자의 마지막 책이었다. 나중에 읽었으면 더 좋았을까.

알랭, 칼리방, 샤를, 라몽, 네 인물이 배꼽, 천사, 스탈린, 인형극, 어머니, 아버지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어간다.
3부에 등장하는 강으로 들어간 한 여자는 정말 너무 무섭기도 했으나 한편 너무 공감이 가서 섬뜩했다. 여러 이야기가 파편처럼 떠다니는 느낌이어서 잡히지 않는 비눗방울 같기도 했다.

''오래전부터 말해 주고 싶은 게 하나 있었어요. 하찮고 의미 없다는 것의 가치에 대해서죠.
....

이제 나한테 하찮고 의미 없다는 것은 그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더 강력하고 더 의미심장하게 보여요. 하찮고 의미 없다는 것은 말입니다, 존재의 본질이에요.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와 함께 있어요. 심지어 아무도 그걸 보려 하지 않는 곳에도, 그러니까 공포 속에도, 참혹한 전투 속에도, 최악의 불행 속에도 말이에요. 그렇게 극적인 상황에서 그걸 인정하려면, 그리고 그걸 무의미라는 이름 그대로 부르려면 대체로 용기가 필요하죠. 하지만 단지 그것을 인정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고, 사랑해야 해요,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여기, 이 공원에, 우리 앞에, 무의미는 절대적으로 명백하게, 절대적으로 무구하게, 절대적으로 아름답게 존재하고 있어요. 그래요. 아름답게요. 바로 당신 입으로, 완벽한, 그리고 전혀 쓸모없는 공연…… 이유도 모른 채 까르르 웃는 아이들…… 아름답지 않나요라고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들이마셔 봐요, 다르델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무의미를 들이마셔 봐요, 그것은 지혜의 열쇠이고, 좋은 기분의 열쇠이며…….”

날카롭게 꼬집는 유머와 전도된 상황을 비웃어 주는 예리함이 이렇게 바뀌었다. 대가들의 마지막은 비슷해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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