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로밀'은 아들에게 올인하는 어머니 덕에 시인으로 자란다. 자식을 원하지 않았던 아버지 탓에 오로지 어머니와 함께 지내며 어머니가 원하는 시인이 되려 하지만 시든 교우관계든 사랑이든 뭐든 녹록지 않다. 야로밀은 상상 속 인물 '자비에'를 만들어 또다른 삶을 꿈꾼다.
빨간머리 아가씨와 드디어 사랑다운 사랑을 하지만 유약한 야로밀은 매번 조금씩 늦는 그녀에게 화가 나고 그녀는 그의 화를 달래려 오빠가 서방세계로 도주하려 하기에 늦었다고 털어놓는다. 야로밀은 '너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사랑'을 고백하고 그녀에게 같은 말을 듣기를 원하지만 '너가 없다면 엄청나게 슬플 것'이라는 그녀의 말에 실망하고 혁명에 도취된 야로밀은 경찰 친구를 만나는데...
그리고 생각도 못한 반전이 떡하니 기다리고 있다. 이 무슨 우스운 상황인가 싶은 느낌은 쿤데라가 계속 보여주는 삶이 건네는 농담 같기도 하고 허무하기 짝이 없는 삶의 모습 같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는 쿤데라의 초기 작품이 넘나 재밌다. 이제야 읽게되서 아쉬울 정도. 어디 계속 읽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