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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정의

[도서] 절대정의

아키요시 리카코 저/주자덕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절대정의' 이 단어가 얼마나 소름 끼치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작가의 역량에 또 한 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작가의 다른 작품인 '성모'를 읽고
그 절묘한 트릭과 전개에 반해 있었기 때문에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어서구매하게 된 이 소설은 읽는 내내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이 아닌가 착각이 들 만큼 비슷한 분위기와 결말을 선사한다.

["나는 옳은 일을 한 것뿐이야."
노리코는 또 그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너무 융통성이 없다고 할까..."
"융통성?"
노리코는 진심으로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것이 정의보다 중요한 거야?"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몰라서 가즈키는 말문이 막혔다.
"어쨌든 나는 옳은 일에만 관심이 있어. 잘못된 것은 그냥 넘길 수 없단 말이야."]

 

정의를 수호하는 일에 마약처럼 빠져버린 노리코와 그녀의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
네 명의 친구들이 겪게 되는 잔혹한 이야기는 
분명 노리코가 죽임을 당한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네 친구들의 감정에 공감하게 되어버린다.
노리코의 분별없는 정의감은 친구들의 숨통을 조금씩 조금씩 죄여온다.
분명 제3자가 보기에 노리코는 정의롭고 정직한 바른생활 소녀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녀의 정의에 대한 잣대는 기울어짐 없이 너무나 견고하고 차가웠다.
이를테면 배를 굶주리던 어린 소년이 빵을 훔치자 그녀는 가차 없이 자신의 정의 실현을 위해
겁에 질려 울고 있는 소년을 붙잡은 채 경찰서로 전화를 하고 정의를 실현했다는
자아도취에 빠져 기뻐한다.
그녀에게는 정의를 뛰어넘는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정의'라는 이름의 무서운 괴물이 끝까지 집요하게 뒤쫓아 온다.
흉기와 같이 날카롭고 긴 손톱을 마구 휘두르면서
                        ...
완벽한 정의란 그 얼마나 야만적이고, 폭력적이고, 불길한 것인가.
거기에는 손톱만큼의 자비나 용서의 여지도 없다.]

 

정말 이것이 정의란 말인가. 정의의 본질은 무엇일까. 
노리코는 정말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리코는 정의가 모든 것을 삼켜버린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그녀는 다른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악한 존재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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