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금', '월요병', '넵병' 등 직장인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거나 겪어보았을 일들일 것이다. '불금'은 불타는 금요일의 줄임말로 주말을 맞이하는 이들이 늦은 시간까지 유흥을 즐기는 상황을 표현하는 신조어이다. '불금'과 대조되는 '월요병'은 주말 동안 가진 휴식시간의 아쉬움과 또다시 직장 또는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이들이 겪는 신체적·정신적 무기력함을 일컫는데 일종의 증후군이라고 볼 수 있다. '넵병'은 직장 상사가 업무 지시 등을 문자나 메신저로 지시했을 때 매번 '넵'이라고 대답하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직장생활을 하며 겪는 증상들이 쌓이면 '번아웃 증후군'에 걸리기 쉽다. '번아웃 증후군'이란 어떠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계속 쌓여 무기력증이나 자기혐오에 빠는 현상을 말한다. 일과 일상의 균형이 깨지면서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증을 앓게 되고 만성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세심한 노력을 요하는 행위이다.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게 유지하는 일은 생각보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컵오브테라피
<컵오브테라피>는 '본캐와 부캐 사이에서 균형 잡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만큼 일과 일상의 균형 잡기에도 도움을 주는 책이다. 일상에서의 모습이 '본캐'라면 직장에서의 모습은 '부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직장에서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이웃과의 관계에서, 심지어는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모습까지 수많은 '부캐'를 가지고 있다.
평소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사람일지라도 친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외향적이며 적극적인 사람이 되기도 하듯 우리는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이 모습들 조차 '나'라고 말할 수 있다. 딱 하나의 카테고리에 스스로를 가두려고 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이라 정의 내린다면 작은 일탈에도 자괴감에 빠질지 모를 일이다.
비판 수용
"비판은 누구에게나 주어집니다. 사람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업무에 대한 비판이란 사실을 명심하세요."
<컵오브테라피>는 이렇게 다양한 모습들, 다양한 사람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도록 도와준다. 다양성의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한 사회에서 스스로를 인정하고 타인의 다름도 존중할 줄 알아야 균형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받아들여 자아를 단단하게 만든다면 흔들리지 않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컵오브테라피>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는 이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아침, 직장에서, 퇴근 후, 저녁, 함께 살아가는 삶 순서로 직장생활에 관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나의 하루 일과를 보는 것 같이 공감가는 내용들과 따뜻한 응원, 진심어린 조언들이 담겨있어 좋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책을 읽고 흐트러진 마음들을 그러모아 힘을 내어 일할 수 있었다.

저자는 심리치료사인 '안티 어바스티'로 일상, 직장에서 겪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조목조목 짚어가며 조언을 해준다. 일러스트 한 페이지, 짧은 글 한 페이지 순서로 구성되어 있어 가볍게 읽기 좋았다. 일러스트는 '마티 피꾸얌샤'라는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그림으로 투박해보이는 그림이지만 각 상황별 내용들을 이해하기 쉽고 간단하게 표현하였다. 특이한 점은 인물들을 동물로 표현하였다는 점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동물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해본다.
<컵오브테라피>에는 총 100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다. 하나 하나의 이야기 모두 천천히 곱씹으며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내용들이다.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사소한 일들까지 상기시켜주어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짧지만 여운이 길게 남는 책이다.

"누구나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가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현재 하는 일이 그럴 기회를 주지 않는 경우도 많죠. 그 헛헛함을 채우기 위해 여가 시간 활용 계획을 세워 보세요. 뜻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 해도 좋을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환경과 기후를 걱정하며 작은 실천을 해 나가는 사례처럼요. 허한 마음을 채우고 가치관을 추구하는 일은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 줍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도 날려버릴 수 있고 기분도 좋아질 거예요."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지라도 좋은 일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일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져 보세요. 그리고 현재 감사한 일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세요. 긍정적인 행동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보여줄 수도 있어요. 따뜻한 마음으로 자신과 다른 이들을 바라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