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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여전히 몇몇 가정에서는 친정에 가고 싶어도 마음 편히 다녀올 수만은 없는 여인의 삶이 존재한다. 도서 <친정 가는 길>은 오래전 옛 여인들이 친정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시집과 친정 중간에서 만나는 '반보기'에서 시작된 이야기이다. 저자는 남성이지만 차별 속에서 당당히 맞서 싸우는 여인의 삶과 우정을 그려내었다.
정감가는 그림과 함께 조선 시대의 여인의 삶을 속속들이 보여준다. 저자는 배경은 조선 시대이지만 당시의 순종적인 여인의 모습이 아닌 할 말은 하고 사는 요즘 시대 여성 상을 가진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동서지간의 두 여인의 우정과 함께 정치적, 지역 차별을 계기로 일어난 '홍경래의 난'을 가로지르며 이야기는 앞으로 나아간다.

시집간 딸이 친정에 가서 부모님을 뵈는 것이 '근친'이라고 한다. 주인공 송심은 시집살이 6년만에 닷새 말미를 얻어 친정으로 돌아간다. 시댁 식구들의 눈치를 살피지도, 집안일을 할 필요도 없는 자신의 집에서의 생활을 마음껏 누리려고 했으나 분주하게 움직이는 올케를 보며 불편함을 느낀다.
결국 송심은 올케를 도와 부엌일을 거드는데 손 하나 까딱 않고 올케를 부려먹는 남동생을 보며 발끈한다. 송심은 남동생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나무란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정말 송심처럼 행동한 사람이 존재할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송심의 당찬 행동에 묘한 통쾌함을 느낀다.

송심은 숙영이라는 동서를 맞이하게 된다. 숙영은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역병으로 남편을 잃고 과부가 되었다. 숙영은 송심보다도 더 당돌한 구석이 있는 여인이었다. 시댁 부모님에게 바른 말을 당당하게 하는 것이었다. 숙영은 다른 여인들과 달리 글을 읽을 줄 알았다. 숙영은 송심에게 글을 가르쳐주며 송심과 점점 가까워지게 된다.

숙영은 시집온 지 네 번째 해에 열흘 말미로 친정을 다녀오기로 하였으나 돌아오지 않았다. 숙영은 자신의 집에 있던 종과 함께 달아나버린 것이다. 이에 분노한 송심의 남편이 숙영을 찾으러 추노를 구해 길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열 달이 지나도 송심의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하여 송심은 남동생과 함께 남편을 찾으러 서북으로 향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