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블로그

리뷰 [20-15] 뉴욕의 노포(老鋪)들

This is New York 김해완은 <뉴욕과 지성>(2018)에서 뉴욕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여기는 뉴욕이니까.” (This is New York). 이는 뉴욕에는 원래 이상한 사람이 많다는 뜻이기도하고, 예상치 못한 일이 자주 생긴다는 뜻이기도 하다.그러나 나는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한다. 이곳, 뉴욕에서는 나도 언제든지 이 사람들처럼 미칠 수 있다. 뉴욕은 이상하고도 위험한 곳이다. 시카고처럼 갱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시리아처럼 폭격의 위험에...

2020.02.23 공감 횟수 15 댓글 수 8

리뷰 [20-13] 발리 거주인의 발리 안내서

  다른 여행 가이드북과 다른 구성<글래머러스 발리>는 일반적인 여행가이드북과는 다른 구성을 취하고 있다. 하이라이트, 추천코스, 지역여행, 여행정보 등이 버무러진 구성 대신 프롤로그, ‘#1 발리 핫 플레이스’, ‘#2 발리에서 배우기’, ‘#3 발리 클럽의 모든 것’, ‘#4 발리, 살아보는 거야’ 순서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소제목만 다른 것이 아니다. 추천코스가 없고, 발리에서 한 달간 살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발리, 살아보는 거야’ 부분이 다른 여행가이드북과의 차별성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아마...

2020.02.15 공감 횟수 15 댓글 수 8

리뷰 [20-12] 래퍼라는 직업의 현재와 미래

래퍼는 직업인가?직업은 ‘개인이 사회에서 생활을 영위하고 수입을 얻을 목적으로 한 가지 일에 종사하는 지속적인 사회 활동’을 말한다. 따라서 노래라는 수단을 통해 경제적 수익을 얻고, 이를 지속한다면 그가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때 노래를 직접 실연[實演, performance]하면 ‘가수’라고 하고, 그 노래의 곡을 만들거나 가사를 만들면 각각 ‘작곡가’와 ‘작사가’라고 한다.그래서 ‘가수’, 조금 있어 보이게 표현하면 ‘뮤지션’이 직업이냐는 질문을 한다면 다 그렇다고 말할 것이다.그렇다면 ‘래퍼’는 직업일까? 분...

2020.02.11 공감 횟수 16 댓글 수 4

리뷰 [20-11] 영원한 이방인, 카뮈

알제리, 카뮈의 영원한 고향알제리는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 이하 ‘카뮈’)가 태어나서 청년기까지 인생의 절반을 보낸 장소지만, 그 이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알제리는 그의 작품 대부분의 배경이면서 정신적인 원천(源泉)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먼저 알제리의 수도 알제의 빈민가인 벨쿠르를 찾아간다. 벨쿠르가 여정의 출발지가 된 것은, 이곳이 앞으로 카뮈를 끈질기게 따라다닐 가난과 질병, 그리고 부조리를 느끼게 한 곳이라는 점에서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프랑스 이민자 3세대로...

2020.02.09 공감 횟수 18 댓글 수 8

리뷰 [20-10] 장르 구분이 조금 애매한, 짧은 글들의 모음

같은 물이라도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 뱀이 먹으면 독이 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글도 읽은 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이 책 <내일이 두려운 오늘의 너에게>는 전통적인 분류로 보면 시와 에세이 사이 그 어딘가에 위치한 글이다. 에세이라고 보기에는 공백이 많고, 시라고 보기에는 그 형식이 지나치게 파격적이다. 어쩌면 일종의 잠언(箴言) 모음으로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짧은 글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와 스마트 폰이 일상이 된 현대인의 욕구에 가...

2020.02.06 공감 횟수 17 댓글 수 6

리뷰 [20-09] 약사 출신 기간제 궁녀의 추리물

  이 책은 어딘가에 존재했을 법한 오리엔탈풍 후궁을 배경으로 한, 연작(連作)형태의 추리 단편만화 모음이다. 재미있는 것은 시대 추리물이고 배경이 후궁이지만 궁중 암투 같은 것은 살짝 맛보기로만 보여준다. 덕분에 익숙하면서 신선한 느낌이 든다.일단 눈에 띄는 것은 주인공 마오마오[猫猫]의 설정이다.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기 쉬운 아름다움을 결점으로 여기는듯한, 빨간머리의 앤처럼 주근깨가 있는 독특한 소녀이다. 게다가 그녀는 지식욕이 강해, 독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독이 있는 음식을 조금씩 맛보며 독에 대한 면역을 키...

2020.02.05 공감 횟수 9 댓글 수 6

리뷰 [20-08] 건축가 구마 겐고에 대해 알 수 있는 글

구마 겐고 구마 겐고[?硏吾, 1954~ ]는 ‘빛과 콘크리트의 건축가’로 유명한 안도 다다오[安藤忠雄, 1941~ ]와 이토 도요[伊東豊雄, 1941~ ]의 다음 세대, 즉 일본 4세대 건축가를 대표한다. 그는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1887~1965), 안도 다다오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콘크리트와 철과 유리로 된 근대건축에 대한 저항으로 나무처럼 약한 소재를 건축에 끌어들여 ‘약한 건축’ 혹은 ‘가벼운 건축’을 지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런 그가 35년 건축 여정을 담은 첫 자서전을 내놓았다. 그...

2020.02.03 공감 횟수 9 댓글 수 4

리뷰 [20-07] 라캉의 충동이론에 대한 18개의 이야기

라캉의 충동 이론 자크 라캉(Jacques Lacan, 1901~1981, 이하 ‘라캉’)의 충동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먼저 ‘상상계’[개인]는 ‘거울단계’라고도 하며, 보여짐을 모르고 바라봄만 있는 단계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현실의 사건이 상상계의 인식[거울]을 통해 개인에게 수용된다는 것이다. 생후 6~18개월 사이의 아이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과 동일시하는 것을 떠올려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그 다음 시기가 ‘상징계’[사회]가 ‘...

2020.01.26 공감 횟수 12 댓글 수 0

리뷰 [20-06] 자본주의, 불평등의 원인

자본주의 사회의 두 얼굴 자본주의 사회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놀라울 정도의 활력과 창의성에서 비롯된 풍요(豊饒)다. “가장 강력한 자본 소유주들은 엄청난 금융 수단을 한곳으로 집중시키고 인재를 최대한 끌어 모음으로써, 또한 투지와 경쟁을 조장함으로써 전자와 정보, 약학과 의학, 에너지, 항공학, 천문학, 재료공학 등 최대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과학적, 기술적 연구를 통제하고 관리”[p. 20]함으로써 “역사상 처음으로 인류는 물자의 풍족함을 누리고 있어. (이는) 사용 가능한 물자의 양이 인류에게 꼭 필요한 ...

2020.01.20 공감 횟수 14 댓글 수 8

리뷰 [20-05] 1인 기업의 길잡이

1인 기업가란?   “1인 기업가란 본인의 전문성과 브랜딩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업의 형태”[pp. 15~16]를 의미한다. 언뜻 보기에는 프리랜서와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1인 기업가는 프리랜서와 달리 일의 최종 의사 결정 권한이 ‘나’에게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즉, 1인 기업가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내가 원하는 장소를, 내가 원하는 시간을, 함께 일하는 사람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1인 기업가가 되는 ...

2020.01.12 공감 횟수 14 댓글 수 4

리뷰 [20-04] 뉴요커의 고장, 뉴욕 안내서

이 책의 구성    <지금, **> 시리즈는 3번째인데, 예전에 읽었던 것과 다른 구성을 취하고 있다. 하이라이트 - 추천코스 ? 지역여행 ? 체크 리스트 ? 여행정보로 이어지는 기존의 구성 대신 미리 떠나는 여행[Info graphic]과 알고 떠나는 여행[Inside]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미리 떠나는 여행에서는 뉴욕의 역사를 비롯한 뉴욕에 대한 간략한 정보와 분야별 버킷리스트를, 알고 떠나는 여행에서는 지역별 정보와 테마별 베스트 코스를 다루고 있다. 덕분에 출국 전에는 미리 떠나는 ...

2020.01.11 공감 횟수 11 댓글 수 2

리뷰 [20-03] 에리히 프롬의 삶과 저서

 자유로부터의 도피_ 미국 뉴욕 프랑스 대혁명과 같은 피의 대가를 치르고 유럽인들은 자유를 획득할 수 있었다. 소위 ‘근대/Modern’의 시작이다. 하지만, “자유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단단하던 인간관계가 갑자기 느슨해지거나 아예 해체되었다. 친구가 갑자기 잠재적 경쟁자가 되고 질투와 시기가 샘솟았으며, 관계는 적대적이 되고 인간은 소외되었다. 자유는 고독을 의미했다. 인간은 혼자 남아 사방에서 위협을 받았다. 더구나 세상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활동 반경은 거래가 늘어나면서 무한대로 커져서 더 이상 통...

2020.01.07 공감 횟수 11 댓글 수 4

리뷰 [20-02] '착한' 농부 최재관의 출사표

착한 농부의 5가지 계획 “그 동안의 농업정책은 하나같이 농촌에 사는 농민과 농업분야 종사자들만을 대상으로 했다. 먹거리의 소비자이자 미래 농촌거주자인 전 국민을 대상으로 농업정책이 설계된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지금처럼 농촌 따로 도시 따로인 따로 국밥 형태가 된 것이다.농민은 농민대로 정부가 제대로 지원을 안 해준다고 불만이고, 도시민은 편견에 휩싸인 채 비전도 없는 농촌에 왜 그리 많은 돈을 쏟아 붓느냐고 혀를 찬다.” [p. 20]농업정책만 그런 것이 아니다. ‘도서정가제’의 경우에도, ‘대형마트 강제 휴무제’...

2020.01.06 공감 횟수 8 댓글 수 0

리뷰 [20-01] 움베르토 에코의 독특한 글쓰기

출판사 이벤트 선물로 받은 이 책은 책장에 잠들어 있다가, 어느 날 문득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라는 제목이 시선을 끌어서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서 문득 중학생 때 학급문고에서 읽었던 한 권의 책이 떠올랐다. 지금은 너무 오래되어 제목도 기억나지 않지만, 그 책에 실린 작품 가운데 시, 편지, 일기, 대화 등이 섞여있는데 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눈을 뗄 수 없었던 글이 있었다. 글쓴이가 의식하고 썼다면 기교가 뛰어난 것이고, 무의식적이라면 형식을 의식하지 않는 10대의 과감함이 빚어낸 행운이라는 뉘앙스의...

2020.01.04 공감 횟수 12 댓글 수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