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영화를 즐기다. ③ - 누가 누구를 추격하는가?
(2008. 2. 22. 밤 9시~11시, 아내랑,아버지랑)
거두절미하고 이 영화, 괜찮다, 아니 잘 만들었다,
더하여 빡세다.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밤길,
온 몸이 욱씬 거렸다.
그리고 [추격자]라는 제목에 속지말자,
숨가쁘게, 헐떡거리며,
전직 형사 출신 현직 포주인 엄중호(김윤식 분)가 추격하는
연쇄살인마 지영민(하정우)은 둘이지만 하나인 자들이다.
엄중호가 그렇게 악착같이 본능적으로 지영민을 쫓는 까닭은
단지 자신의 수입원이던 여자들이 사라져서일까?
아니다,아니다,세 번 아니다.
그는 지영민을 통하여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이다.
형사였지만 결국 옷을 벗고 나온,
사회의 낙오자, 불법으로만 생계를 유지하는 못난이,
전직 형사, 스스로를 쫓아 달리고 또 달리는 것이다.
추격씬은 정말 맘에 든다.
예전에 '런어웨이'(1995년,김성수 감독,이병헌 주연)에서 만났던
그 멋진 추격씬 이후 최고다, 오히려 그를 능가하는 것 같다.
그 영화는 전반부 10여분의 추격으로 끝이나버려 실패한 영화가 되었지만
이 영화, 이 감독, 이 배우들,
정말 드럽게 빡세다.
지치지도 않고 밀어붙인다.
빗소리와 어둠 그리고 추격..
상세한 영화평을 하기도 전에 어제밤 느낀 감정이 사라질까 두려워
부랴부랴 글로 두서없이 남겨둔다.
올 해 최고의 영화 후보작, 1위(2월말 현재!).
신인감독상,남우주연상,남우조연상,여우조연상
적어도 후보!
칭찬은 그만하련다.. 좀 더 삭힌 후 다시 돌아보리라..
"나의 20자평 : ★★★★☆ (9/10) 쫓는 자와 쫓기는 자, 결국은 하나! "
2008.2.23. 힘들고 괴로워도 오늘도 달린다!
들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