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타그램
갓 어른이 되어서는 상상력이 줄어들지만, 좀 더 나이를 먹으면 상상력이 배로 늘어난다. 생각보다 세상은 다이나믹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사실은 세상의 평균치에서 제법 흔하게 일어나기도한다. 내 상상은 내가 살아온 반경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은 꽤나 잔인하고, 그 잔인한 이야기가 동화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의 눈을 빌려야 한다. #김원일 의 소설에서 그랬듯이. #현기영 이 그랬듯이.
#강성봉 작가는 그래서 전당포에 맡겨진 아이 동하늘과 그를 기른 동영진은 모든 것을 내려놓기 전에 아이의 눈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낳은 부모조차 돈을 빌리기 위해 맡긴 아이에게 때로는 남이 더 가족 같고, 가족이 더 남 같은 세상에서, 하늘을 마음으로 품어 기른 영진할매와 하늘의 눈에 비친 그녀의 인생 역정은 카지노로 유명한 모 지역의 역사를, 진실인 듯 아닌 듯 동화처럼 풀어낸다. 그 삶에 돋보기를 대본 듯, 현미경을 대본 듯. 개미들의 사랑 같은 희로애락과 함께.
-p12. “애들은 억만금 주고도 못 사는 어른들의 희망이자 미래”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할머니가 했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이야기의 시작이다.
-p43. 너도 마찬가지야. 이미 넌 네가 누군지 알고 있어. 다른 사람들이 네가 어떤 사람이라고 말한다고 네가 진짜 그렇지는 않다는 거다.
-p44. 요즘엔 중이 제 머리만 잘 깎고 선무당도 사람 제법 살리거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자기 운명은 스스로 찾아가는 거다. 무엇보다 이미 넌 슷로 그럴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니까. 내가 넌 가물이라고 하지 않았니. 그러니 이제 그런 얄궂은 웃음일랑 집어치우고 네 안에 뭐가 들었는지 좀 잘 들여다봐라. 암. 그건 다른 누구도 해줄 수 없지.
-p244. 누군가 마지막으로 흘린 눈물은 그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아왔든 간에 생의 모든 것을 바꿔버리는 힘이 있다고 했다. 자그마한 체구의 할머니는 그 눈물의 힘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