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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가트가 사랑할 뻔한 맥주

[도서] 보가트가 사랑할 뻔한 맥주

김효정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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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보가트는 맥주를 사랑할 뻔했지만 나는 이 책을 사랑하게 되었다.

나는 맥주를 좋아한다. 그런데 맥주를 술로서 좋아한다기보다는 미묘한 일탈로서의 맥주를 좋아한다. 정말 술을 때려먹어야겠다고 생각할 때는 청하나 화요토닉을 즐기는 편이고 오히려 배가 빨리 불러버리는 맥주는 피하는 편이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나 여행을 가고 싶은데 쫄보라 두려워서 혹은 발이 묶여 멀리 갈 수 없을 때 잠시나마 나를 일상에서 빗겨나게 해주는 매개체로서의 맥주를 사랑한다. 그래서 세계 맥주를 편의점만 가도 만날 수 있는 요즘 세상이 좋다. 우리 나라 랜드마크 이름을 붙인 맥주부터 세계 각국의 맥주를 맛보고 있자면 어렴풋하게 알지 못하는 장소의 향기를 맡는 듯한 기묘한 느낌이 든다. 이름의 힘인 것일까. 여기서 좀 더 나아가 그 자리에 앉아보고 싶은 날에는 힙한 수제맥주 집에 가서 혼술을 한다. 낯익은 펍에서 낯익은 맥주를 마시면 터줏대감으로 오래 살아온 동네의 익숙한 동네 주민이 된 기분이, 낯익은 펍에서 낯선 맥주를 마시면 익숙한 동네의 새로운 아지트를 찾은 기분이,낯선 펍에서 낯익은 맥주를 마시면 타지에서 고향의 맛을 만난 기분이, 낯선 펍에서 낯선 맥주를 마시면 새로운 여행지에서 낯선 문화를 만난 기분이 든다.내게 맥주는 보고 마시며 느끼는 행위를 통해 다른 세계로 연결되는 문인 것이다.

사실 그럼에도 나는 맥주 냉장고 앞에 서면 늘고민한다. 아는 맛과 알지 못하는 맛 사이에서 고민하고, 그 맛이 어쩌면 내게 줄 실망이 두려워 망설인다. 사실은 맥주를 골라 마시기 시작한 역사가 짧아 취향이랄 것이 딱 정립되지 못한 것도 문제고, 그것이 정립되어 갈수록 고이는 것도 문제다. 사실 낯선 펍에서 맥주를 고를 때는 매번 모험과 같은 기분이다. 그런 고민의 시간들에 얕은 리뷰나 찾아보면서 고민의 시간들을 그저 건너가기보다는 서사를 가진 확고한 나의 취향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고민을 했었더라면, 이 책을 보면 눈이 번쩍 뜨일 것 같다. 맥주가 그저 취하기 위해 먹는 술이 아닌 사람들, 맥주를 통해 다른 세상을 넘나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맥주를 통해 문화를 마시는 사람들에게 맥주와, 여행과, 영화를 엮어준 이 책은 정말 보석 같다. 여행이 뭐 별 건가. 위에 적은 것처럼 먹고 싶은 음식을 찾아서, 펍을 찾아서 다니는 것도 일상 속 소소한 여행이 된다면 이 책은 당신의 맥주타임을 다채로운 여행으로 바꿔줄 책이 될 것이 확실하다. 이 책과 함께라면 집에서 하는 한 캔의 혼맥 시간도 예술의 색깔을 입는다. 작가의 시선을 따라서 한 번, 이렇게 나의 경험을 입혀서 또 한 번. 작가가 먹으러 다녔던 맥주 펍을 지도에 체크하고, 틈나는 대로 찾아가 이 책을 읽으며 마시고 싶다. 벌써 가보고 싶은 맥주 브루잉이 잔뜩 생겼고, 편의점 맥주 냉장고 앞에서서 고민하는 시간의 색깔이 바뀔 것만 같다.

나처럼 맥주가 단순한 알콜 음료가 아니라 여러겹의 삶을 넘나드는 매개체가 되는 사람들에게, 올컬러의 책만으로도 이미 두근대는 맥주 여행을 상상하게 하는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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