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그림과 시원스러운 여백 그리고 짧은 글, 덕분에 앉은 자리에서 휘리릭 페이지를 넘겨 책을 읽었다. 그리고 곰돌이 푸와 피글렛, 이요르, 티거 그렇게 잊고 있던 이름들을 떠올리며 마지막 장을 넘긴 내 입가에는 슬몃 미소가 지어졌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행복’하라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나 역시 하루, 하루가 행복으로 가득하길 바란다. 속상한 일 하나 없이 기분좋은 일로 가득한 시간 말이다. 하지만 어떻게 매일이 행복하겠는가, 현실에서 그럴 리가 없잖아, 투정 섞인 불만을 궁시렁 거리는 내게 푸가 이야기 한다.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Everyday isn’t always happy.
but happy things are always here. p.10
아, 그렇구나.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잔,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펼쳤을 때 그 순간마다 나는 행복하다고 미소 짓지 않았던가? 하루하루 매 시간 좋은 일만 가득하지는 않지만, 그 시간들 사이에 만나는, 크게 소리내어 웃지 않더라도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들이 있다. 가끔은 그저 일상으로 여기며 지나치기도 하지만 그 하나,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면 내 하루가 조금은 더 반짝이지 않을까?
어쩌면 곰돌이 푸와 친구들은 그렇게 행복한 일이 있는 매일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 표지의 미소 짓는 푸의 그림을 보며, 나도 나만의 반짝이는 순간들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덧붙이는 글
솔직히 어릴 적 읽었던 곰돌이 푸의 이야기가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기억 나는 장면은 푸가 벌꿀에 욕심을 부리다가 구멍에 끼어 나오지 못하자 친구들이 길게 늘어서 푸를 꺼내려 노력하는 대목이다. 아마도 그 모양새가 우스꽝스러웠던 것 같기도 하고, 또 캐릭터들이 모두 동원(?)되어서 였던 듯도 싶다. 아, 물론 이 역시 조금은 가물가물하지만^^;
*기억에 남는 문장‘
What day is it?
Today!
It’s today! Oh, It’s my favorite day. pp.8-9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서로를 다 안다는 생각은 착각입니다..(중략)..상대의 기분에 대한 적당한 배려는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신경 쓰다 보면 오히려 내가 상처 입을 수도 있답니다. p.36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쁘다’라며 일일이 따지고 비교하지 마세요. 때로는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삶의 자세가 매 순간을 사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p.45
일을 하려고 앉아 있어도 좀처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모든 것을 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p.51
나를 향한 비난에 나를 맡기지 마세요. p.62
편견을 버리면 더 많은 것이 보여요. p.77
나라는 존재를 이루고 있는 요소 중 하나가 기억입니다. 좋은 기억은 많이 남기고 나쁜 기억을 흘려보내면 행복한 나로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 p.123
이제 정말 한계다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 거기서 딱 한 걸음만 더 내디뎌 보세요. 새로운 세계가 보일 거예요. p.144
내가 힘들다고 다른 사람을 탓하지 마세요 p.147
혼자서 삶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흔들리지 않고 걸어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니 자신의 롤모델을 찾아 그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p.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