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와 큰비,
2023년 여름은 이제껏 내가 만나온 그 어떤 시간보다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래서였을까, 그 시간 안에서 내 주변으로 몰아친 상황들은 나를 한계로 몰아갔다.
시어머님께서 병원에 입원하시고 돌아가시던 그 시간
상식적이지 않은 업무지시에 맞서 날을 세우며 반론을 제기하던 순간들을 지나며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직장동료들 역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체력적으로도 바닥을 쳐 옆자리분의 손에 이끌려 한의원을 찾기도 했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마음상담 검사에서는 ‘탈진’이라는 결과를 받기도 했다.
여름을 어떻게 지나왔는지도 모르겠는데,
아침, 저녁 조금씩 선선한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9월이란다.
여전히 주변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숨 막힐 듯한 더위가 사그라지니 조금은 숨이 쉬어진다.
정신이 드니 이곳이 그리워졌다.
다시 책을 펼치고(그 와중에도 책은 틈틈이 읽어서 다행이다),
끄적끄적 짧은 글이라도 적어가고 싶다.
어느 여름 저녁 퇴근을 하다가. photo by J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