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 혼자 읽은 책 :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2. 책에서 만난 이야기
“인간은 자신의 죽음을 예측하지 못하고, 인생을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은 고작 몇 차례 일어날까 말까다. 자신의 삶을 좌우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소중한 어린 시절의 기억조차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떠올릴 수 있을지 모른다. 많아야 네다섯 번 정도겠지.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보름달을 바라볼 수 있을까? 기껏해야 스무 번 정도 아닐까. 그러나 사람들은 기회가 무한하다고 여긴다.” p.13
영화 <마지막 사랑(1990)> 중에서
한 주를 꼬박 행사장 근처 숙소에 머물면서 그간 나를 그렇게나 괴롭혔던 행사를 진행했다. 하루도 조용히 넘어가는 날 없이 종종거리며 뛰어다니고, 의견충돌에 날을 세워 대립하고 다시 어떻게든 진행해야한다는 생각에 어정쩡한 화해로 포장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에 오는 차 안, 내가 푸릇푸릇했던 시간의 노래들을 찾아 크게 따라부르고 있으려니 모든 게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무엇을 얻고 싶어 이렇게 감정을 쏟아붓고 또 마모시키고 있는걸까?
이른 새벽 책을 읽으며 발을 동동 구르며 아등바등하고 있는 내 모습을 자꾸만 들여다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