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심명자의 인생을 따라가다 보면 이런 생각을 하는 나를 발견한다. 하지만 그 시절, 1940~50년, 전쟁이 발발했던 시대에 심명자처럼 살아가지 않은 여자가 드물었을 테다. 지금이야 시대가 달라져서 마냥 수동적이고 마냥 지고지순한 여인상만 있는 게 아니지만 말이다. 여자의 목소리가 담장을 넘으면 안 된다는 고릿적 관습이 답습되던 시대였으니, 그럴 만도 하지, 라는 수긍을 하게 된다. 구구절절한 심명자의 인생사를 들여다보면 왜 그렇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70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