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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렬지

[도서] 작렬지

옌롄커 저/문현선 역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1. 구성

어떤 설명도 없이 목차뒤로 바로 시작되는 편집장 서문에서 부터 작렬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작가가 편찬위원이 되어 역사서를 편찬해낸다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설명에 기대가 가득했는데 시작의 구성부터 흥미가 충분히 유발된다.

그리고 연이어지는 편찬과정에 대한 서술을 통해 이제부터 펼쳐질 이야기가 얼마나 충격적이고 파격적이기에 지식인과 일반인을 막론하고 작렬지를 부정하고 싶어했고 심지어는 옌롄커를 고향땅에서 영구 퇴출해야한다고 결정했는지 궁금해진다



2. 내용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쿵家의 네 아들은 세상에 나서 가장 처음 만나는 물건을 통해 삶에 대한 방향성을 얻는다. 첫째는 분필을 주워 교사가 되고, 셋째는 총과 대포를 발견해 군인이 된다. 넷째는 고양이를 만났고 둘째는 인장석을 발견한 뒤 그에 걸맞게 가지각색의 감투를 쓰며 촌장-진장을 거쳐 시장까지 된다. 


둘째인 쿵밍량은 시대의 흐름에 걸맞춰 가장 먼저 10,000위안을 축적한 것을 계기로 촌장이 되게 되는데 그 과정이 굉장히 비도덕적이다. 또한, 촌장이 된 뒤 가장 먼저 행한 이전 촌장을 모욕하고 욕되게 하는 짓을 통해 이전촌장을 살해하고 원한을 사게 된다. 


마을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쿵밍량은 자신의 약탈방법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마을 전체가 동일한 비도덕적인 강도행위를 하는데 이르른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객관성은 소멸되고 훔친다는 표현대신 '내리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자신들의 범법적인 행위를 당연시하고 급기야는 정기적인 일자리로 여기기까지 한다. 개인에게 국한되어있던 비도덕성은 단체가 그것을 공유하면서 더 확산되고 공고히 자리잡게된다. 


탐욕의 정도는 점차 강화되어 약탈을 하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촌은 그들을 영웅으로 기리며 물질적인 보상으로 갈읍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더이상 약탈이 손쉬워지지 않자 자례촌은 마을의 젊은이들을 모아 도시로 내보낸다. 도시에서 남자들은 도둑이되고 여자들은 창녀가 되어 도시의 발전을 위해 돈을 모은다. 


무력까지 동원해 공고히 하려고 한 권력의 집중은 자본 앞에서 의미를 잃게된다. 하지만 쿵밍량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권력의 이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돌아온 주잉에게 찾아가 결혼을 약속하며 무릎을 꿇는다. 복수를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주잉과 쿵밍량은 결혼하고 쿵밍량은 다시한번 촌장이 된다. 


p.176

“형수로서 하는 말인데, 대학을 졸업하면 자례로 돌아오지마요. 나랑 둘째 형이 결혼한 이상 자례는 조만간 형과 내손에 망할거야”


p.105

둘째형은 꼭 촌장이 되어야겠대요?

둘째가 촌장이 안되면 앞으로 자례가 쿵씨 것이겠니?


쿵밍량과 주잉은 둘다 자례라는 도시와 인민들을 철저하게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권력을 가지는 것을 누군가를 위한 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 쿵밍량과 자신의 복수를 위해 도시의 파멸을 꿈꾸는 주잉의 결합은 섬뜩하면서도 과연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자례의 운명을 궁금하게 한다. 


자례는 점점 도시로 발달하지만 그럴수록 사람들에게서 모든것을 빼앗는다. 여성들에게서는 몸과 정신을 농민들에게는 땅을 그리고 끝없는 발전을 향해 계속해서 박차를 가한다. 파괴되는 환경속에서 오로지 성공과 발전 그리고 인정만을 바라는 기차가 된듯이 달려간다. 


그과정에서 자례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의 목숨이나 가치같은 요소들은 경시된다. 


발전만을 제1의 목적으로 삼는것이 쿵밍후이를 제외한 모든 쿵씨들의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생명을 경시하며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과거의 발전지향적인 한국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주잉이 데려온 가정부인 샤오추이는 첫째형인 쿵밍광과 쿵둥더를 파괴하고 가족사이를 이간질 시킨다. 그결과 안정되어있던 쿵씨가족은 풍비박산나고 쿵둥더는 주잉의 바람대로 쾌락에 물들어 사망에 이르른다. 


p.333

몇 년전 음식에 쓸 소금조차 없을 정도로 가난했을 때 오히려 집안은 완벽했다. 지금 둘째형은 현장이 되기 직전이고 큰형도 교장승진을 앞두고 있었다. ... 반면 집안은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그뒤에 이어 쿵밍야오도 아버지의 부조금을 가지고 백만장자가 된듯한 기분에 휩싸인뒤 여성과의 향락에 빠져 군대를 퇴역하고 오갈곳없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각성한 쿵밍야오는 자신만의 사병들을 만들고 훈련시킨다. 그러면서 진장인 쿵밍량과의 갈등은 심화된다. 


쿵밍후이가 주잉,쿵밍량,쿵밍야오를 차례대로 만나며 가족의 재결합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만 좀처럼 잘 해결되지않는다. 


각자의 광기어린 욕망에 휩싸인 쿵밍량과 쿵밍야오는 직할시로의 승격을 위해 힘을 합치게되고 성공을 눈앞에 둔 상태에서 주잉의 방해로 1차적인 장애물을 맞이하게 된다. 쿵밍량이 다시한번 주잉에게 용서를 빌면서 쿵밍량, 쿵밍야오, 주잉의 힘을 합쳐 자례는 직할시로 선정된다. 


하지만 가장 높은 발전에 이르르자마자 쿵밍량과 쿵밍야오는 파멸의 길을 향해 간다. 그게 걸맞게 주잉 또한, 자신의 마지막을 직감하며 함께 전쟁터로 향한다.  쿵밍후이의 부탁으로 마을엔 여성과 어린아이 노인, 장애인만이 남게되고 마을의 영광은 점차 녹슬게된다


결국 발전과 발전만을 중시하던 자례시의 결말은 초라하고 황망한 결과를 남는다. 그곳에 살고있던 주민 누구도 남지않고 거칠고 외로운 결과만을 남기게된다




3.표현

책 내에서는 직접적인 표현을 피하고 시계와 자라, 거북이 같은 비유적인 대상을 찾아 이야기를 전달하고자한다. 첫째인 쿵밍광의 외도를 탓할때는 자라와 거북이라는 비유적인 대상을 찾아 그 내용을 전달하고 시계가 갑자기 고장나거나 떨어지는 것으로 인물의 죽음을 의미한다. 


그와 유사한 측면으로 각종 식물을 활용한 표현법들이 책 내내 등장하고 자연물들이 아름다우면서도 기이하게 서술되는 부분들이 많은데 생소한 표현법에 신기하면서도 각종 꽃과 나무들 그리고 색체가 의미하는 바가 분명히 있을텐데 그걸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것 같아서 내 해석력에 대한 한계를 느끼며 아쉽다.. 느티나무가 자작나무가 되었다, 배나무에서 열린 사과열매등 다양한 표현방식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4. 마지막

자례의 흥망성쇠는 중국의 급격한 발전만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한국이 그랬고 선진국으로 칭해지는 많은 제국주의 약탈국가들이 식민지에서 그리하였을 것이며 또다른 발전을 꿈꾸는 많은 개도국에서 벌어질 일 들이다. 발전만을 지향하며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어떤 파멸을 초래하게 되는지 진정한 발전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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