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배경은 조선이지만 남자 주인공 이훤은 가상의 왕이다. 그는 어느날 신하들 몰래 운검인 제운과 함께 잠행을 나갔다가 무언가 홀린 듯 어느 집에 도착한다. 그곳은 무녀가 기거하는 집으로 비를 피해 서있던 대문밑에서 방으로 안내되고 그 곳에서 신비한 무녀를 만나게 된다. 무녀의 방은 선비의 방처럼 고아하기만 했고, 왕의 정체를 간파한 그녀가 수상해 확인한 외모는 월궁항아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그녀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긴 왕은 그녀의 정표라도 가지고 싶지만 이름도 과거도 없다는 이를 거부한다. 이에 훤은 그녀에게 '월'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달을 정표로 삼는다.
왕에 의해 '월'이라는 이름을 받은 그녀는 왕의 액막이 무녀로, 그 후 왕이 살을 맞아 건강에 이상이 생기자 왕의 침전에 한 달간 몰래 기거하게 된다. 그리고 한 달이 끝나가던 어느날 왕에게 자신의 존재를 들키게 된다.
그 후 왕은 '월'을 자신의 옆에 두고, 자신이 세자 시절 마음을 나눈 연인이었던 세자빈 '허연우'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조사를 하면 할 수록 그녀의 죽음은 알 수 없는 미궁으로 빠져들고, 자신에 앞서 누군가 그 사건을 조사하고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런 왕의 행보는 왕을 견제하는 신하들을 경계시키고 '월' 역시 두려움에 휩싸인다.
......
선전문구를 보면 11년 최신간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사실 2005년 작, 그러니까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의 전작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한수영의 [연록흔]처럼 작가가 다시 다듬어 쓴 개정판인 셈이다. 하지만 [연록흔]과 [연록흔 재련]의 어마어마한 분량 차이와 달리 해를 품은 달의 분량은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 그냥 작가가 스스로 미진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보충하고 순서를 조금 조절하는 정도에 그쳤을 뿐이다.
참고로 아래는 2005년 캐럿북스에서 나온 [해를 품은 달]과 이번에 새로 출판된 책과의 비교 사진이다.



그다지 분량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이 책에서 두 사람의 만남 부분과 왕이 세자빈의 죽음을 조사하는 과정들을 보완하고, '월'의 조사 과정을 추가했다. 그래서 기존 출판본에 비해 두 사람의 첫 만남이 더 매끄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기존의 내용을 살리며 내용을 정정하는 사이에 기존작과 추가부분에서 인물의 성격이 조금 변화하는데 왕인 '이훤'은 전작에 비해 주변의 은폐로 인해 곤란을 겪고, 인물과의 심리전에 밀리는 기질도 있는 인물로, '월'은 침착하고 현명한 인물에서 심정적 흔들림과 고민을 드러내는 인물이 되었다. 이 모습이 기존에 비해 인간적이라 하겠다.
하지만 기존의 내용을 살리면서 내용을 고치다 보니 새로 수정 또는 추가된 내용들이 기존의 내용들과 잘 어우러지지 못하고 걷도는 느낌을 주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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